세계은행 "관세 인상에 2008년 수준의 세계무역 위기 올지도"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지난해 7월 독일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장 메세홀 회담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은행이 최근 관세 인상 추세로 인해 세계 무역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후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6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전날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리포트에서 "전 세계적인 관세 인상 추세가 세계 무역과 관련 활동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결과를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은행은 "관세가 법적 허용 비율까지 증가할 경우 세계 무역 흐름이 9% 감소할 수 있다"며 "이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비롯한 주요 무역국에 대한 관세를 높이면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다. 지난 1일 유럽연합(EU), 캐나다, 멕시코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자 해당국들은 보복 관세를 예고했다.

이미 지난해 새로 체결된 무역협정 수가 1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자유무역시대 종언론에 힘을 더했다. 1994년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도 지연되고 있어 기체결 협정도 폐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은행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종 중에서는 농업과 식품가공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와 스탠다드앤드푸어 신용평가사(S&P Ratings)도 관세가 확대될 경우 세계 경제 성장률이 1%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국가 부채 증가, 금리 인상, 무역 갈등으로 인해 2년 내에 불경기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반면 무역전쟁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줄리엔 라파르그 JP모건PB은행 전략가는 "완전한 무역전쟁이 아니라 일종의 협상 전략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데이비드 블룸 HSBC 수석외환전략가도 "'무역전쟁'(trade war)이라기 보다는 '맞대응'(tit-for-tat)이다"라며 "조지 W. 부시 전 정권에서도 있었던 일"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