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 일반담배보다 타르 많아

아이코스, 글로, 릴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1급 발암물질 타르가 일반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앰버), 브리티쉬아메리칸토바코의 글로(브라이트토바코), KT&G의 릴(체인지) 등 3개 회사 제품 중 일부 모델을 선정해 분석한 결과를 7일 공개했다. 궐련형전자담배는 전용기기를 통해 연초를 250℃~350℃ 고열로 가열해 배출물을 흡입하는 가열식 담배를 말한다.


식약처는 니코틴, 타르 뿐만 아니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각국 정부에 저감화를 권고하는 9개 유해성분을 일괄 조사했다.

국제공인분석법(ISO)으로 분석한 결과 아이코스(앰버), 글로(브라이트토바코), 릴(체인지) 등 3개 제품의 니코틴 평균 함유량은 각각 0.5mg, 0.1mg, 0.3mg이었다. 이는 일반담배의 경우 시중에 많이 유통되는 제품의 니코틴 함유량(0.01mg~0.7mg)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타르의 평균 함유량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더 많았다. 아이코스 앰버의 타르 함유량은 9.3mg이었으며, 릴 체인지는 9.1mg, 글로 브라이트토바코는 4.8mg이 검출됐다. 시중에 많이 유통되는 일반담배의 타르 함유량은 0.1mg~8.0mg 수준이다.


WHO 저감화권고 9개 성분 중 국제암연구소에서 인체발암물질(1군)로 분류한 6개 성분을 ISO법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 함유량의 범위는 △벤조피렌 불검출~0.2ng △니트로소노르니코틴 0.6ng ~6.5ng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 0.8ng~4.5ng △포름알데히드 1.5ng~2.6μg △벤젠 0.03μg~0.1μg이었다. 이밖에 △아세트알데히드 43.4μg~119.3μg △아크롤레인 0.7μg~2.5μg △일산화탄소 불검출~0.2mg로 조사됐다.

흡입부피, 흡입빈도 등을 강화한 캐나다보건성(HC)법을 적용한 분석에서는 유해성분 평균 함유량이 ISO법보다 1.4배~6.2배 높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궐련형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이었지만 궐련형전자담배 2개 제품의 경우 타르 함유량이 일반 담배보다 높게 검출됐다"며 "이는 궐련형전자담배가 일반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궐련형전자담배에 벤조피렌, 벤젠 등 인체발암물질 등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궐련형전자담배도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 대해 담배업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정한 9개 발암물질이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일반 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덜 유해하다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특히 담배 업계는 "타르 총량만으로 유해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소방식인 일반 담배에서 발생하는 타르와 가열방식인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증기는 생성되는 방식부터 다르기 때문에 총량 비교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필립모리스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타르는 담배연기에서 물과 니코틴을 뺀 나머지를 지칭하는 것으로 특정한 유해물질이나 성분이 아니다"면서 "타르는 불을 붙여 사용하는 일반담배에 적용되는 것이며 연소가 발생하지 않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적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담배 업체들은 이어 WHO가 지정한 9가지 유해성분 분석에 대해서는 식약처와 달리 의미를 부여했다. WHO가 지정한 9가지 유해성분은 벤조피렌과 니트로소노르니코틴·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포름알데히드·벤젠·아세트알데히드·아크롤레인·일산화탄소·1,3-부타디엔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1,3-부타디엔은 아예 나오지 않았고, 벤젠은 일반 담배의 0.2~0.3% 수준에 불과했다. 벤조피렌과 포름알데히드 등 나머지 발암물질도 일반 담배의 1.6~28% 수준에 그쳤다.

한 담배업체 관계자는 "식약처의 연구결과 WHO가 지정한 9가지 유해성분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식약처가 타르 함유량이나 니코틴 함유량을 들어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으며 유해성분 함유량만으로 제품 간 유해성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식의 비과학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다른 담배업체 관계자도 "이번 연구결과는 궐련형 전자담배가 덜 유해하다는 것을 확인해 준 것"이라며 "복지부가 도입하려고 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암 경고 그림 도입에 있어 연관성을 입증할만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