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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시평]흙수저도 금수저 되는 나라

[기고]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MT시평 머니투데이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입력 : 2018.06.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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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있다. 요즘 말로 하면 흙수저가 금수저된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누구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성실하게 노력하면 흙수저도 금수저가 될 수 있어야 건강한 나라다. 계층이동이 잘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있고 그 희망을 품고 열심히 일하면 그 나라도 같이 발전하게 된다.

우리는 어떤가? 흙수저가 금수저 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은 대학입시와 취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학 간판의 값어치가 워낙 높다. 흙수저도 좋은 대학에 가면 금수저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좋은 직장에 취직하던가 창업에 성공해도 금수저가 될 수 있다. 이 중요한 전환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기회가 평등하고 과정이 공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입시와 관련해서는 학생, 학부모, 대학, 교사, 학원, 교육전문가, 정부 당국 등 많은 이해집단이 있다. 이해집단에 따라 대학입시를 통해 달성하려는 목표도 다양하다. 일치된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대학입시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성이다. 대학입시 당사자인 학생들에게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져야 한다. 또 모든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학생이 흙수저이건 금수저이건 같은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정하게 평가도 이루어져야 한다. 공교육 정상화나 대학자율성의 확대 등 대학입시제도 개선을 통해 구현하려는 중요한 가치들은 많다. 하지만 기회균등과 공정성이 전제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 매우 큰 이권이자 계층이동의 수단인 명문대라는 간판을 배분하는 이벤트가 대학입시이기 때문이다. 마침 대학입시 제도개선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기회균등과 평가의 공정성이 담긴 개선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또 다른 계층이동의 전환점인 취직과 관련해서는 최근 어두운 뉴스들이 많다. 일부 은행이나 공기업들의 채용과정에 비리가 있어 검찰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에서는 노사합의로 고용세습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 어렵다는 로스쿨을 나와도 좋은 직장에 취직하려면 집안이 좋아야 한다는 뉴스도 있다. 현대판 음서제가 횡행하는게 아닌지 우려된다.

최근 핫한 스타트업 등 창업분야는 그래도 좀 기회가 균등해 보인다. 누구나 돈이 될만한 아이디어만 있으면 예전보다는 수월하게 기술과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필자의 관심분야인 금융도 역할이 있다. 금융이 발전하여 은행 등 금융회사의 심사능력이 향상되면 담보 없이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는 사람들도 쉽게 대출을 받아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 금융발전이 흙수저의 창업성공을 도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흙수저들은 애초에 창업보다는 취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실패했을 때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흙수저들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정부가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아무리 잘 사는 나라도 계층이동이 어려우면 건강하고 활기찬 나라로 발전해 가기 힘들다. 금수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옅어지면 흙수저들이 열심히 일할 동기가 약해진다. 열심히 안해도 금수저를 유지할 수 있다면 금수저들은 나태해질 수 밖에 없다. 나라 전체가 정체되고 고인 물처럼 썩어갈 것이다. 활기차고 역동적인 국가로 발전해 가려면 계층이동의 가능성이 높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해야 한다. 특히 앞에서 제시한 계층이동의 전환점들에서 말이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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