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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요? 뽑을 X이 없어서…"

[6.13지방선거]"여친이랑 놀러가느라", "귀찮아서" 투표 안해…투표가치 유권자 1인당 2891만원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입력 : 2018.06.13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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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및 교육감 선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일인 13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진관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및 교육감 선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일인 13일 오전 서울 은평구 진관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시민이 투표를 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서울 거주 대학생 이성민씨(24·가명)는 13일 새벽같이 일어나 집을 나섰다. 투표소로 가는 건 아니었다. 여자친구를 데리러 가는 거였다. 지방선거 휴일을 맞아 강원도 춘천에 당일 여행을 가기로 했기 때문. 이씨는 "투표는 안했다. 하나 안하나 뭐가 크게 다르겠느냐. 그냥 간만에 바람 좀 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제7회 지방선거가 일제히 시작됐지만 무관심한 유권자들도 많았다. 이들은 투표하기 귀찮아서, 뽑을 후보가 없어서, 일 때문에 바빠서 등 여러가지 이유를 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지방선거 투표에는 오전 9시 현재 328만8226명이 참여했다. 투표율은 7.7%로 같은 시각 기준 4년전 제6회 지방선거 투표율 9.3%) 대비 1.6%포인트(p) 낮다.

이번 지방선거가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26.06%)을 기록한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이어 2번째로 높은 사전투표율(20.14%)을 보였지만 아직까지 투표율이 저조한 상황. 이에 투표에 참여해달란 독려도 곳곳서 이어지고 있다.

투표에 무관심한 이들을 만나보니 "투표할 사람이 없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서울 거주 자영업자 최모씨(53)는 "공약다운 공약도 없고 토론회를 봐도 뾰족한 답이 없어 투표를 거부할 계획"이라며 "뽑을 X이 정말 없다"고 말했다.

정치에 회의적 시각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경기 거주 직장인 송모씨(28)는 "서로 헐뜯기만 하는 모습이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데 아주 신물이 난다. 똑바로 좀 하란 뜻에서 투표를 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안하는 시민들의 의견도 들어봤다. 서울 거주 주부 김모씨(34)는 "간만에 쉬는 날이라 귀찮아서 안할 생각"이라고 했고, 서울 거주 직장인 전모씨(36)도 "해봤자 달라지는 것도 없다"며 투표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최악을 피하고 차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라도 투표를 꼭 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역대 정치가들이 남긴 투표 관련 격언들도 새길 필요가 있다. 미국 정치학자 플랭클린 P.아담스는 "선거란 누굴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다"라고 했고, 프랑스 정치학자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모든 국민은 자신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라고 촌철살인을 날렸다.

투표의 파생 가치 또한 만만찮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유권자 1인당 행사하는 투표의 파생 가치는 2891만원이다. 이는 올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은 310조1612억원을 4년 기준(1240조원)으로 환산한 뒤 유권자 수로 나눈 금액이다.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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