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듣고 애니 보고…'아이'폰 속에서 쑥쑥 큰 40조 시장

'온라인 '키즈' 시장을 잡아라!'


네이버와 카카오, 유튜브 등 인터넷기업들이 경쟁적으로 키즈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빠르게 성장하는 온라인 키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술 및 콘텐츠 제작 역량 동원, 전문 업체들과 협업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급성장세 달리는 키즈산업… '콘텐츠'가 핵심= 16일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저출산시대, 더욱 중요해진 키즈 콘텐츠'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키즈 산업은 2007년 19조원에서 2015년 39조원으로 8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지속적으로 급감하는 국내 출산율과 상반된 성장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키즈 산업의 급성장세는 '에잇 포켓'(부모, 조부모, 외조부모, 이모, 삼촌, 고모 등이 한 아이를 위해 지갑을 연다는 의미의 신조어)으로 불리는 소비계층의 구매력 증가와 지속적인 상품 다양화 덕분이다. 특히 온라인 키즈 콘텐츠 분야의 경우 콘텐츠 소비가 온·오프라인 상품 구매, 광고, IP(지식재산권) 역량 강화 등으로 이어지는 확산 효과를 창출한다. 이런 생태계를 차지하기 위해 네이버와 카카오, 유튜브 등이 치열한 키즈 콘텐츠 플랫폼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튜브 키즈' 홍보 이미지.

◇키즈 동영상 선점한 유튜브, IPTV·오프라인 확장= 유튜브는 압도적인 동영상 지배력을 바탕으로 키즈 콘텐츠 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지난해 5월 국내 시장에 선보인 키즈 전용 앱 '유튜브 키즈'는 육아를 위한 필수 앱으로 거듭났다. 유튜브 키즈는 방대한 동영상 가운데 동요, 애니메이션, 교육 등 키즈 콘텐츠를 선별하고, 영유아 맞춤형 사용환경(UI)을 갖췄다.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WAU(주간 사용자 수)가 11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키즈에서는 아이코닉스(채널명 뽀로로), 스마트스터디(핑크퐁), 캐리소프트(캐리TV) 등 키즈 콘텐츠 제작사들의 전용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IPTV 유아 서비스 'U+tv 아이들나라'에 기본 탑재돼 TV 시청도 가능하다. 유튜브는 지난 2월 '유튜브 팬페스트 코리아 2018- 키즈 페스티벌'을 개최,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확장에도 나섰다. 유튜브 창작자와 시청자들이 만나는 팬페스트 행사 가운데 전 세계 최초로 어린이 전용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 티켓 오픈 20분 만에 전량 매진되고, 실제 행사에 4000명이 몰려 큰 흥행을 거뒀다.

◇네이버·카카오, AI·모바일 통한 경쟁력 강화 노린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바일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키즈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최근 네이버는 키즈 콘텐츠 투자와 확보에 본격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콘텐츠 역량을 대대적으로 강화해 키즈 콘텐츠 유통채널로 거듭난 AI 스피커 시장을 함께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쥬니어네이버' 메인 페이지.

네이버는 연내에 클로바가 탑재된 AI 스피커에서 인기 동요 3000여곡을 무료 감상할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다. 동화 데이터 역시 1400개에서 5000여개로 확대한다. 음성 추천 기술 고도화에도 나선다. 아이들이 직접 콘텐츠 스토리텔링을 이끌어 가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도 제작한다. 명작 동화 20편을 인터랙티브 오디오 콘텐츠로 시범 제작하고, 향후 동영상 콘텐츠로 확대 제작도 노력할 계획이다. 다양한 난이도와 주제별 학습 콘텐츠도 크게 늘린다.

네이버의 영유아 포털 '쥬니어네이버'(쥬니버) 앱 역시 독점 콘텐츠 확대, AI 기술 적용, 디자인 개편 등 사용성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현재 쥬니버는 6만8000여개에 달하는 키즈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카카오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에 목소리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터들. 왼쪽부터 헤이지니, 도티, 잠뜰, 허팝. /사진제공=카카오.

카카오도 AI 스피커 '카카오 미니'에 키즈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가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미니에 △자녀 이름을 넣어 읽어주는 동화 50여종 △아이들이 올바른 생활 습관을 기를 수 있는 칭찬 기능 등 맞춤형 키즈 콘텐츠를 추가했다.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유명 크리에이터 도티, 잠뜰, 헤이지니, 허팝과 제휴, 향후 이들의 목소리를 카카오미니에 도입할 예정이다.

카카오의 키즈 전문 계열사 카카오키즈 역시 지속적인 콘텐츠 확대와 유아동 전용 태블릿,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출시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이 회사의 키즈 교육 앱 '카카오키즈'는 2만종 이상 콘텐츠를 확보한 대표 서비스로,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3000만건을 돌파했다. 카카오키즈는 대규모 콘텐츠 기반과 전문 기술 역량을 활용한 전용 태블릿 '카카오키즈탭' 시리즈도 판매하고 있다. 카카오키즈 자회사 핀플레이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키즈폰, 키즈워치를 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키즈 동영상 플랫폼에선 유튜브가 독보적인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새로운 키즈 콘텐츠 유통채널로 거듭난 AI 스피커에선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