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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도·이념진영·인물경쟁력 사라진 선거…재편 불가피

[the300][6·13 지방선거]여>야 '기울어진 운동장' 심화…차기 주자 '춘추전국시대'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입력 : 2018.06.13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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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및 교육감 선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일인 13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줄지어 서 있다.
제7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및 교육감 선거,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일인 13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줄지어 서 있다.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는 문재인정부 들어 1년여만에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다. 지난해 대통령 탄핵과 정권교체 이후 정치권 전체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이 두드러지면서 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권 지형의 대대적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정부여당 심판론보다는 적폐청산 기조의 지속에 따른 야당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한데다 기존 정치권을 공고하게 지탱해오던 지역 구도와 이념 진영이 무너지면서 여당과 야당 간 '기울어진 운동장'의 기울기가 더욱 가팔라지는 결과를 낳았다. 정부여당에 대한 야당 견제론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으면서 대선주자급 '잠룡'들의 인물 경쟁력 또한 거의 부각되지 못하고 정계개편 주도권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데 실패했다.

 11일 오전 진주을 정당선거사무소에서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이 김경수·갈상돈 후보의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찬 수석 공동선대위원장, 갈상돈 진주시장 후보,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강기정 공동선대위원장, 민홍철 경남상임선대위원장.(김경수 캠프 제공)2018.6.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1일 오전 진주을 정당선거사무소에서 개최된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이 김경수·갈상돈 후보의 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찬 수석 공동선대위원장, 갈상돈 진주시장 후보, 추미애 상임선대위원장,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 강기정 공동선대위원장, 민홍철 경남상임선대위원장.(김경수 캠프 제공)2018.6.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영남을 기반으로 한 자유한국당, 호남을 기반으로 한 더불어민주당의 지역주의 구도 붕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호남 지역이 민주당 대신 국민의당을 선택해 지역주의 해체 가능성을 보여준 바 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호남은 물론 영남에서도 대약진하며 수십년 간 지속돼왔던 영호남 대결 구도를 무너뜨렸다.

민주당이 이를 위해 승부처로 삼은 곳은 부산시장과 경남지사 선거다. 경남지사 선거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후보를 내세울 정도로 공을 들여 PK(부산경남)지역을 민주당 기반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민주당이 PK에 깃발을 꽂게 되면 영남은 PK와 TK(대구경북)으로 균열되면서 그동안 영남을 지역기반으로 삼아왔던 자유한국당의 생존 전략이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진다.

자유한국당은 'TK 자민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높아지고 있다. PK는 물론, 수도권, 충청 등 다른 지역의 자유한국당 소속 정치인들이 당 쇄신을 넘어 특단의 조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TK 패권'을 깨고 지역주의를 초월한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당 안팎의 요구에 당분간 혼돈의 소용돌이를 예고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북핵폐기추진특별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유한국당의 북핵폐기와 정상회담 관련 입장과 서해수호의 날 및 천안함 폭침 8주기 계기 평택 2함대 방문 일정 관련 안건을 논의한다.  2018.3.22/뉴스1고  &lt;저작권자 &#169;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gt;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북핵폐기추진특별위원회 2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자유한국당의 북핵폐기와 정상회담 관련 입장과 서해수호의 날 및 천안함 폭침 8주기 계기 평택 2함대 방문 일정 관련 안건을 논의한다. 2018.3.22/뉴스1고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거 때마다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준이 됐던 안보 이슈가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진영 논리에 따른 표결집 효과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연달아 열리면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전국민적 공감대가 높아진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다.

여기에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진영이 이른바 '색깔론'의 주요 근거로 삼던 미국관의 관계가 역전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해 자유한국당 주요 후보들은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위장평화쇼'라 몰아붙이며 안보 프레임을 통한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그러나 "반미 투쟁을 하는 것이냐"는 역공에 자기모순에 빠지는 상황에 처하면서 이마저도 힘이 빠져버렸다.

'안보는 보수'를 매개로 한 선거 연대 내지는 보수통합의 동력도 금세 꺼졌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후보단일화 논의가 지지를 얻기 힘들어진데다 주도권 다툼을 두고 '시대착오적 안보관'을 둘러싼 갈등의 씨앗이 향후 통합 논이 과정에서도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6·13 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오전 서울 노원구 극동 늘푸른 아파트에 마련된 상계1동 제7투표소에서 딸 설희씨, 부인 김미경 교수와 함께 투표를 하고 있다. 2018.6.13/뉴스1  &lt;저작권자 &#169;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gt;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6·13 지방선거 투표일인 13일 오전 서울 노원구 극동 늘푸른 아파트에 마련된 상계1동 제7투표소에서 딸 설희씨, 부인 김미경 교수와 함께 투표를 하고 있다. 2018.6.1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차기 대선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권 '잠룡'들의 성적표 또한 관심거리였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해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 원희룡 무소속 제주지사 후보 등 야권 대선주자급 인사들이 당선을 노렸다. 또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지사 후보와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등 비록 올드보이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재기를 모색하고 나아가 대권과 당권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다.

이들은 여권에 비해 불리한 야권 후보라는 단점을 인물 경쟁력으로 돌파하고자 했으나 결과적으로 국민들의 외면을 받았다. 원희룡 후보만이 '인물론'으로 비교적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되지만 이는 제주지사 선거의 특수성이 더해진 결과다.

여권에서도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출마했다. 지난 대선에서 한차례 도전장을 내며 민주당 내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이들은 친문(친문재인)의 견제를 뚫고 본선에 진출했지만 선거 과정에서 인물 경쟁력보다는 친문과의 관계가 더욱 부각됐다. 그만큼 이번 선거가 후보 경쟁력보다는 대통령과 당 지지율에 힘입어 치러졌다는 시각이 크다는 방증이다.

이에 비해 김경수 후보는 친문 핵심이면서 당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으로 지지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며 당내 기반을 크게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험지인 경남지사까지 승리하게 될 경우 확고한 차기 주자 위상에 올라서 정치적 영향력을 새롭게 다지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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