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은 이자만…신용카드 발급기준, DSR에 맞춘다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신규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한지 판단할 때 전세자금대출은 앞으로 이자만 반영한다. 지금은 전세자금대출의 원리금을 모두 반영해 가처분소득을 계산한다.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늘어난데다 올해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단계적으로 도입되면서 신용카드 발급 기준도 현실성 있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금융당국과 논의를 거쳐 ‘신용카드 발급 및 이용한도 부여에 관한 모범규준’ 및 실무지침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신용카드 발급 기준이 되는 가처분소득 산출시 전세자금대출 상환액을 원리금이 아닌 이자만 반영하도록 하는게 핵심이다.

현행 모범규준은 신규 신용카드 발급 기준을 △월 가처분소득이 50만원 이상 △신용등급이 1등급에서 6등급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월 가처분소득은 연소득에서 연간 채무 상환액을 뺀 후 월 단위로 나눠서 계산한다.

구체적인 채무 산출방식은 실제 대출기간과 상환방식에 상관없이 원리금분할 상환방식으로 일정 만기기간을 설정해 산정한다. 전세자금대출은 일반적으로 2년 약정에 이자만 상환하지만 카드 발급시에는 47개월 기준으로 원리금분할 상환방식이 적용된다.

이같은 방식이 적용된 것은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현재처럼 많지 않았던데다 이전에 발생했던 카드대란으로 발급 기준을 강화할 필요성이 컸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2012년 모범규준 개정시 은행의 기타담보대출 기준을 전세자금대출에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며 “현재는 전세자금대출 수요도 늘었고 전세자금대출은 이자만 반영하는 DSR 산정방식과도 차이가 있어 현실에 맞게 개정하는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카드 발급시 전세자금대출 상환액 산정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범규준은 업권 자율규제지만 개정을 위해서는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여신금융협회가 금융당국과 협의를 거쳐 구문을 수정한 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규제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각 카드사의 최종 확인을 받아야 개정 작업이 완료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절차상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빠르면 올해 4분기 정도에 개정 모범규준이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