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명된 '故 구본무 회장', 존경할만한 부자 첫 1위

지난 5월 73세의 일기로 타계한 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존경할만한 부자’ 순위에서 당당히 1위에 올라 재조명되고 있다. 구 회장이 존경할만한 부자 1위에 오르기는 2004년 ‘당당한 부자’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해외에서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가 11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위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끈다.


‘우리나라에서 존경할만한 부자가 누구냐’는 질문에 구본무 회장이 11.1%의 응답률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일부 대기업 오너 일가의 갑질 행태로 재계 전체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 회장의 평소 소탈했던 성품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뒤늦게 알려지며 감동을 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 회장이 타계한 후 온라인과 SNS(소셜네트워크) 등에서는 신을 의미하는 영어 ‘갓(God)’과 구 회장의 이름을 합성해 만든 ‘갓본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고인에 대한 추모 열기가 뜨거웠다. 구 회장은 LG그룹 회장 외에 LG복지재단 대표이사, LG상록재단 이사장, LG연암문화재단 이사장, LG연암학원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며 그룹 경영만큼이나 공익활동을 중시해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사회적 의무와 책임)를 몸소 실천한 인물로 손꼽힌다.

지난해 존경할만한 부자 2위에 올랐던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10.0%)는 응답률이 1.1%포인트 상승하며 올해도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6.7%), 4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6.0%), 5위는 고 이병철 삼성전자 창업주(2.7%) 등의 순이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안철수 전 의원(1.2%)도 8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2년에는 안 대표가 10.9%의 응답률로 1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대통령(1.1%)과 방송인 유재석(0.9%), 백종원(0.4%), 션·정혜영 부부(0.4%), 이효리(0.1%) 등도 존경할만한 부자로 인식됐다.


해외에서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가 26.8%로 압도적인 응답률로 11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6.9%),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3.3%) 순이었다. 최근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후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5%의 응답률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케이스탯'(Kstat)에 의뢰해 지난 5일과 6일 이틀간 가구유선전화 및 이동전화를 병행한 전화면접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