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에 특활비뇌물'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오늘 선고

=

박근혜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십억원을 청와대에 정기 상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병기, 남재준, 이병호 전 국정원장(왼쪽부터)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2017.11.1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허경 기자

박근혜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특활비)를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의 1심 선고가 15일 이뤄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 등 손실) 등 혐의로 기소된 남 전 원장을 비롯한 5명의 선고기일을 진행한다.

남 전 원장은 2013년 5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특활비 6억원을 박근혜 전 대통령(66)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또 보수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을 압박해 25억6400여만원을 지급하게 한 혐의도 있다.

이병기 전 원장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총 8회에 걸쳐 8억원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혐의, 이병호 전 원장은 2015년 3월부터 2016년 9월까지 총 21억원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헌수 전 기조실장은 이들과 공모해 박 전 대통령과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 조윤선·현기환·김재원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특활비를 건넨 혐의를 받는다. 이원종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1억5000만원의 국정원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국정원 특활비 사건은 박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문고리 3인방' 이재만·정호성·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도 연루돼있다. 이날 선고는 국정원 특활비의 뇌물성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남 전 원장 등의 1심 선고결과는 연루된 인물들의 1심 선고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국정원은 국민을 위한 안보수호기관이 아닌 대통령의 사적 기관으로 전락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을 초래했다고도 볼 수 있다"며 남 전 원장과 이병호 전 원장에게 각각 징역 7년과 자격정지 5년을 구형했다.

또 이병기 전 원장에게는 징역 5년, 이 전 비서실장에게는 징역 5년과 자격정지 5년, 이 전 기조실장에게는 징역 5년과 벌금 3억원, 추징금 1억5000만원을 구형했다.

남 전 원장 등은 청와대에 특활비를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뇌물성은 부인하고 있다.

남 전 원장은 최후진술에서 "위법성을 알지 못했고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며 "권력을 남용해서 불법을 자행했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병기 전 원장은 "(국정원 특활비가) 불법이라고 해도 국고 횡령이나 후배들에게 뇌물이나 제공하는 파렴치한 범죄자로 평가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항변했다.

이병호 전 원장은 "예산에 대한 대통령의 지휘·지시가 있을 때 원장이 이를 거부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