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시카고에도 지하터널 만든다

일론 머스크(오른쪽) 테슬라 대표가 람 엠마누엘 시카고 시장과 14일 시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카고 지하터널 공사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지하터널을 통해 교통체증을 해결하겠다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시카고에서도 지하터널 굴착에 나섰다. 로스앤젤레스(LA) 터널, 워싱턴-뉴욕 터널에 이어 3번째 프로젝트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시카고 시장 람 엠마누엘은 이날 머스크와 함께 시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서 도심 상업지역까지 총 18마일(약 28㎞) 간 초고속 교통수단을 마련하는데 (머스크의 터널 굴착 회사인) 보링컴퍼니를 선택했다"고 발표했다.

이 사업이 현실화된다면 시카고 공항-도심을 12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현재 이 구간은 대중교통으로 40분, 자가용으로는 50분 가량 걸린다.

보링컴퍼니를 포함해 총 5개의 회사가 이번 사업을 놓고 경쟁했지만 결국 저렴한 비용과 빠른 공사 속도 등 좋은 조건을 내건 보링컴퍼니가 사업권을 획득했다.

보링컴퍼니는 이번 사업비용을 10억달러(약 1조900억원)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를 시카고시의 지원없이 전액 자체부담할 예정이다. 대신 이후 광고 및 서비스 이용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가져가기로 했다.


공사 속도 면에서도 보링컴퍼니는 우위를 점했다. 보링컴퍼니 관계자는 현지매체 시카고 트리뷴에 "우리가 굴착할 터널은 지름이 14피트(약 4미터)로 통상적인 터널의 크기보다 절반이나 작다"며 "기존의 공사보다 14배나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보링컴퍼니가 자체 운송수단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테슬라 모델 X를 개조해 만든 보링컴퍼니의 '스케이트' 차량은 차량 하단부에 달린 4개의 바퀴를 포함, 옆에도 4개의 바퀴를 달아 총 8개 바퀴를 탑재했다. 최대 시속은 150마일(약 240㎞/h)이다.

보링컴퍼니는 머스크가 LA시의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2016 설립한 회사로 LA에서는 공항-도심 간 2마일(3.2km) 길이의 터널을 거의 완공한 상태다. 머스크는 지난달 자신의 트위터에 "거의 다 됐다! 수 달 내 (서비스)이용 가능할 것"이라며 LA터널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 2월에는 미국 동부 주요 도시인 워싱턴DC-볼티모어-필라델피아-뉴욕을 가로지르는 터널 공사를 위한 예비굴착 허가를 받기도 했다. 현재 공사 계획은 다 짜여진 상태로 이르면 올해 내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시카고 트리뷴은 "아직까지 이 새로운 운송수단이 제대로 운행된 적이 없다"며 "(머스크가) 증명해야 할 것이 많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람 시장은 "우리는 우주비행, 자율자동차, 터널 건설 등 미래를 위해 새로운 것을 만들고 혁신을 이끌 수 있는 사람(머스크)에게 베팅했다"며 "실패를 싫어하고 실패한 적이 없는 사람에게 베팅했기 때문에 리스크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