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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 "고발·수사의뢰 못하지만 수사 협조"

[the L] (상보) 현직 법관 13명 징계절차 착수…검찰 수사 착수 여부 주목

머니투데이 송민경 (변호사) 기자 |입력 : 2018.06.1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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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사진=뉴스1
김명수 대법원장./사진=뉴스1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법관사찰 등 '사법농단' 의혹 관련자들에 대해 김명수 대법원장이 고발 또는 수사의뢰 등 형사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의혹에 연루된 현직 법관 13명에 대해선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검찰이 대법원 차원의 형사조치 없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15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최종 판단을 담당하는 기관의 책임자로서 섣불리 고발이나 수사 의뢰와 같은 조치를 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미 이뤄진 고발에 따라 수사가 진행될 경우 사법행정의 영역에서 필요한 협조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가 진행될 경우 미공개 문건을 포함해 특별조사단이 확보한 모든 인적·물적 조사자료를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또 김 대법원장은 재판거래·법관사찰 등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현직 법관들과 관련, "고등법원 부장판사 4명을 포함한 13명의 법관을 징계 절차에 회부했다"면서 "관여 정도와 담당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 징계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일부 대상자들에 대한 재판업무배제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법원장은 "조사가 미진했다는 일부의 지적을 고려해 특별조사단이 확보한 모든 인적·물적 조사자료를 영구 보존할 것"이라며 "자료의 영구보존은 사법부 스스로가 지난 잘못을 잊지 않고, 그 잘못을 시정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는 다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김 대법원장은 "사법행정권자의 뜻과 다른 소신을 드러냈다는 것만으로 법관들이 다른 법관들에 의해 뒷조사의 대상이 된 것은 법관독립이라는 중대한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 결코 허용될 수 없다"면서 "사법부의 존재 이유인 공정한 재판을 사법행정권자의 정책 실현을 위한 거래의 수단으로 써보려고 시도한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이는 전국의 법관들에게 큰 자괴감을 안겨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대법원장은 "재판은 무릇 공정해야 할 뿐 아니라 그 외관에 있어서도 공정해 보여야 한다"면서 "이른바 ‘재판거래’는 대한민국 법관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다는 개인적 믿음과는 무관하게 재판을 거래의 대상으로 삼으려 했다는 부분에 대한 의혹 해소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미처 해명하지 못한 의혹들에 대한 외부기관의 수사를 요청하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사법부에 대한 무분별한 수사로 사법부의 독립과 신뢰가 또다시 침해되는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었다"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이뤄지는 수사에 대해 사법부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음은 분명하고 법원 조직이나 구성원에 대한 수사라고 이를 거부하거나 회피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지난달 양 전 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청와대로부터 상고법원 도입에 대한 협조를 받기 위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재판 등을 거래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정황과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의 성향과 동향을 뒷조사한 내용을 담은 문건들을 공개했다. 법원행정처가 정치·사회적 이해대립이 첨예한 특정 사건들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대법원 재판연구관에게 전달하고, 재판장과 접촉해 선고기일을 의도적으로 연기하거나 잠정적 심증을 확인해 판결의 취지를 청와대에 설명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김 대법원장은 여러 기구들의 의견을 들은 뒤 후속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5일 사법발전위원회 간담회에선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 지난 7일 전국법원장 간담회에선 검찰 수사에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였다. 지난 11일 전국법관회의에선 검찰 수사가 필요하지만, 대법원 차원의 고발 또는 수사의뢰는 적절하지 않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 대법관들도 대다수가 형사조치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대법원장이 형사조치를 하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검찰이 기존 고발장만으로 대법원과 법원행정처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지 주목된다. 현재 검찰에는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관 사찰'과 '재판 거래' 등 사법농단 의혹에 대한 고발이 총 14건이 접수돼 있다. 그동안 검찰은 그동안 "대법원의 고발 또는 수사의뢰가 있어야만 수사에 들어갈 수 있다"며 수사 착수를 미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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