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시장에 부는 새 바람…키트루다·옵디보 날았다

면역항암제 분기별 매출 추이( 단위: 원) /자료=아이큐비아(전 IMS헬스), 머니투데이 재구성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올해 1분기 매출 100억원대를 돌파하는 등 항암치료제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일 아이큐비아(전 IMS헬스)에 따르면 키트루다(개발사 MSD)와 옵디보(오노약품공업·BMS)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각각 136억원, 12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2.4%, 460.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대비로도 두 자릿수 증감률을 보였다.


이 같은 키트루다와 옵디보의 급성장은 다양한 암종으로의 치료 적응증 확대와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등의 영향 때문이다.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등 뿐만 아니라 방광암, 호지킨림프종, 두경부암 등으로까지 치료 적응증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보건당국으로부터 뛰어난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8월부터 비소세포폐암 2차치료제(기존 항암제 치료 실패 후 사용하는 항암제)로 사용시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경우 연간 치료비용이 1억원 이상 소요됐지만 건강보험 적용 이후 연 340만원~460만원 수준으로 부담이 줄었다. 또 올해 2월에는 악성 흑색종 1차치료제로까지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한국MSD와 오노약품공업·BMS는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뿐만 아니라 다른 치료 적응증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중이다.

한국MSD는 작년 9월 보건당국에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제로 급여 확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이며, 올해 2월에는 두경부암, 호지킨림프종, 방광암에 대해서도 보험급여 신청을 했다.

오노약품공업·BMS 역시 신세포암∙방광암∙두경부암∙호지킨 림프종 등 국내에 허가된 적응증들에 대해 급여신청을 했거나 검토 중이다.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키트루다와 옵디보가 비소세포폐암과 흑색종에 대한 급여적용이 이뤄지면서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며 "면역항암제는 지금도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고, 보험급여 범위도 늘고 있어 향후 사용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던 기존 항암제와 달리 내 몸 속의 면역체계를 자극해 면역세포가 종양세포를 공격할 수 하는 치료방법이다.

면역체계는 암세포를 비정상 세포로 인식해 파괴하는 역할을 하는데 일부 종양세포는 정상세포와 구별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옵디보는 암세포가 정상 세포로 위장하기 위해 만들어 내는 회피 물질을 차단한다.

국내 암 전문가들은 "면역항암제는 면역시스템을 강화하는 기전이기 때문에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암 종양이 약제에 적응해버리는 내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