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에서 '신세계'로…전세계는 '블록체인 2.0'

블록체인이 세계 여러 산업에서 혁신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실용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며 '신기루'라던 지난해와 다른 분위기다. 물류·금융· 의료 등 활용 범위도 넓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IT(정보기술)기업들은 블록체인 활용을 뒷받침할 플랫폼 개발에 나서며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4월23일 열린 한 블록체인 콘퍼런스에서 프랑크 이아니스 월마트 식품안전 담당 부사장은 "월마트 식품사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준비가 끝났다"고 밝혔다. 소문만 무성했던 월마트의 블록체인 도입이 확인된 것이다.


월마트는 블록체인을 식품 유통 추적에 사용할 예정이다. '스마트 패키지'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식품의 모든 유통 단계를 분산원장에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식품 정보를 빠르게 기록하고 투명하게 유지할 수 있다. 프랑크 부사장은 한 언론을 통해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보통 6일 걸리던 식품 생산 추적이 단 2초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물류업계는 블록체인을 산업의 '판'을 바꿀 열쇠로 보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블록체인 업계 표준을 개발 중인 '블록체인 물류 연합'(BiTA)에는 현재 UPS·SAP·징둥물류 등 200여개 글로벌 물류업체가 참가하고 있다.

그동안 가상통화의 높은 수익률에 집중해온 금융권도 블록체인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대표적 활용 분야는 송금이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는 'R3CEV 컨소시엄'에는 모간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도이치뱅크, 골드만삭스 등 50여개 글로벌 금융사가 참가하고 있다. 블록체인 활용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는 일본에서는 은행들이 직접 가상통화를 발행하거나 컨소시엄을 통한 플랫폼 개발에 한창이다.


투명한 기록과 높은 보안성이 장점인 블록체인은 의료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에스토니아에서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100만명 가까운 시민들이 의료정보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도 발빠르게 나섰다. IBM은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의료정보 공유시스템을 개발 중이고, 구글은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와 실시간 의료정보 확인 플랫폼 연구에 나섰다.

주요 산업 분야에서 블록체인 활용이 늘면서 IT업체들은 블록체인을 새 먹거리로 보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기업을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페이스북의 경우 직접 가상통화를 발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