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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근로시간 단축과 노동생산성 개선을 위한 과제

기고 머니투데이 윤동열 울산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입력 : 2018.06.20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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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근로시간 단축과 노동생산성 개선을 위한 과제
노동계와 경영계가 첨예하게 대립한 근로시간 단축은 2월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7월 1일 시행만을 남겨두고 있다. 개정된 법안에 대한 경영계의 반대가 심했으나 세계에서 가장 긴 근로시간으로 노동자의 일과 삶의 불균형이 초래되고 해마다 과로로 숨지는 노동자의 수가 300명이 넘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고질적인 장시간 근로문제를 해결하게 될 근로시간 단축은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노동생산성의 획기적인 향상과 함께 기업의 노동유연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중소기업의 경쟁력 하락은 물론 생존 자체가 위태로울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하고 있다. OECD 최고수준의 근로시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34달러로 OECD 평균인 47달러에도 크게 못미치며, 미국의 절반 수준이다.

이러한 현상은 근로시간의 단축이 절대적인 근무시간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생산성 향상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 대비 현저하게 낮은 노동생산성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근로시간 단축의 최대 화두인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자리의 추가 창출 수요가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다만 지금처럼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시간만 단축된다면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국민의 휴식권을 보장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나, 저녁은 있으나 여유가 없는 상황은 국민 어느 누구도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인력을 늘릴 만큼 돈을 쌓아둔 기업은 별로 없을 것이며, 노동자의 입장에서도 일하는 시간은 줄어도 자신의 급여가 감소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의 현장안착을 위해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일자리를 창출한 기업에 신규채용 인건비와 재직자 임금보전 비용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으나, 한시적인 재정지원 확대로 장기적인 정책의 효과성을 기대할 수는 없다.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근로시간 단축을 경험하면서 탄력적 근로시간제, 근로시간 저축계좌제 등 제도적 보완을 내놓은 적이 있다. 특히 업종에 따른 유연성 확보가 필요하고 주말근무가 불가피한 산업에 대해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적용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은 노사협의에 의해 탄력적인 근로시간 배분이 가능한데 노동자가 자신의 근로시간을 초과해 일한 만큼을 저축해두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거나 미리 은퇴하여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를 활용하고 있다.

특히 50~300인 미만 중소기업에 52시간 근로제가 적용되는 2020년까지의 시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 기간 동안 대중소기업의 상생과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개선, 비효율적인 근로관행 개선 등 현장에서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은 아직 근로시간 단축 기한이 1~2년 남은 만큼 기업, 노동자, 정부가 합심하여 노동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제도와 혁신적인 방안을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노동시간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길면서도 생산성은 최하위권에 머무르는 것이 산업현장에 자리 잡은 비효율적인 근로관행 때문이라는 일부 지적도 있다. 연장근로에 과도한 혜택을 주던 경제성장기에 기업이 제시한 왜곡된 임금체계도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연장근로 임금은 낮추고 정규근로 임금은 높이는 방향으로 노사 합의가 실현되도록 지원하고, 근본적으로는 근로시간이 아닌 생산량에 따른 보상체계의 확산이 필요하다.

근로시간 단축이 업무집중도 향상 등을 통한 생산성 제고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저녁이 있으나 여유가 없는 삶’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제 노사가 투쟁적이고 소모적인 논쟁보다는 노동생산성 개선의 실질적인 방향 모색에 힘을 모아야 할 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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