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원 "美경제, 2020년 경제절벽 가능성…韓美금리차, 문제없다"

손성원 SS이코노믹스 대표(전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뉴욕특파원 간담회에서 미 경제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국경제가 2020년부터 경제절벽에 직면할 수 있다."


미국 경제전문가인 손성원 SS이코노믹스 대표(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뉴욕특파원 간담회에서 "대규모 감세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가속화, 무역전쟁, 수익률곡선 평탄화 등이 미국의 경기침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손 대표는 "2차 대전 이후 역사적 통계를 보면 연준이 긴축을 시작하고, 18개월 후에 S&P500지수가 최고치에 도달하고, 이후 10개월 후에 경기침체가 시작되는 패턴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이어 "2020년 경제상황이 악화되면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추경 등 추가 부양책을 도입하려 할 것"이라며 "하지만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당이 하원 등을 장악하면 이도 여의치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최근 고조되고 있는 미중간 무역갈등과 관련, "미국이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폭탄관세에 이어 추가적으로 1000억 달러 관세를 도입하더라도 GDP에 비교하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일시적인 충격을 있겠지만, 장기적인 전면적 무역전쟁이 일어날 확률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손 대표는 "정치적인 목적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자동차 등 사실상 미국 경제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과거'만을 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의 고질적인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한 문제제기는 장기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연준이 올해 2차례, 내년 2차례 금리를 인상, 기준금리가 3%(상단기준)에 도달하면 추가적으로 금리를 올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후반기 이후 경기침체의 징후들이 나타나면 추가 금리인상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1.75~2,0%로 인상하면서 한미간 금리차가 0.5%포인트 차이로 벌어진 것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손 대표는 말했다.

손 대표는 "한미간 금리차이로 일부 핫머니(hot moeny)는 빠져나가겠지만,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다"며 "장기 투자자금(long-term money)은 금리가 아니라 한국경제 전망을 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단순한 금리차로 인해 빠져나가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업률, 특히 청년실업률이 높고,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대한 쏠림현상이 존재하는 등 한국경제 전망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은 만큼 한국은행이 미국을 따라 금리를 빠르게 올릴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후 관심을 받고 있는 북한의 경제개발과 관련, "북한의 현재 경제상황은 1986년 개방을 시작할 당시의 베트남과 유사하다"며 "경제학적으로는 북한이 베트남식 경제발전 모델을 도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1986년 개방 이후 연평균 7~9% 경제성장률을 구가했다.

손 대표는 "북한의 GDP는 한국의 2.2%, 수출은 0.5% 수준으로 격차가 크고, 통일이 이뤄질 경우 한국 GDP의 10~20%가 통일비용에 투입될 수 있다"며 "북한의 값싼 노동력과 천연자원은 한국경제에 기회가 될 수 있고, 중국과 러시아로 이어지는 북한 인프라에 대한 투자도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손 교수는 북한의 투자와 관련, "한가지 위험요소는 북한의 인권문제"라면서 "미국 기업들은 인권문제가 있을 경우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손 대표는 최근 로스앤젤레스에 경제컨설팅업체인 SS이코노믹스를 설립, 앞으로 강의를 줄이는 대신 컨설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