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공화국 탓에 울고 웃는 배터리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던 코발트 가격에 제동이 걸렸다. 전 세계 코발트 매장의 60%가 집중된 콩고가 생산량을 끌어올린 것. 코발트를 주요 원재료로 사용하는 전기차배터리 업계는 일단 한숨 돌렸지만, 콩고는 코발트에 붙는 세금도 동시에 다섯 배 올려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지는 불투명하다.

19일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주(11~15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된 코발트 주간평균 가격은 3월 고점 대비 13.3% 하락한 톤당 8만145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급격한 가격 상승을 감안하면 이 같은 하락세는 이례적이다. 지난해 1월 톤당 3만3000달러 수준이던 코발트 가격은 이달 3월까지 무려 185% 급등했다.

코발트 가격 하락반전의 배경은 주요 산지인 콩고의 공급 확대다. 콩고의 올해 1분기 코발트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34.4% 늘어난 2만3921톤이었다. 코발트 가격은 그동안 콩고 정부와 반군 간 분쟁 탓에 치솟았는데 최근 양측 갈등이 소강상태를 보인다는 점도 가격 하락의 배경으로 언급된다.

모처럼 코발트 가격이 떨어지자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는 화색이 돈다. 코발트는 전기차배터리 가격의 10%를 차지하는 핵심 원재료로 코발트 가격이 오를수록 업계 가격경쟁력과 수익성이 떨어진다.

국내 전기차배터리 생산업체는 삼성SDI (420,500원 ▲13,500 +3.32%)와 LG화학 (381,500원 ▲9,500 +2.55%)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발트 가격이 지속 하락할 경우)올해 전기차 배터리 사업부 영업적자는 지난해보다 대폭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처럼의 가격 하락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 장담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배터리업계 지적이다.

콩고정부는 코발트에 붙는 로열티를 기존 2%에서 10%로 5배 끌어올리는 방안을 지난주 확정한 상태다. 글렌코어와 랜드골드 리소시스 등 콩고 현지 광산업체들이 세금폭탄을 맞게 된 것으로 원가 상승분을 코발트 판매가격에 전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콩고가 코발트 가격에 미치는 입김은 유가에 대한 OPEC(석유수출국기구) 영향 이상"이라며 "코발트 비중을 낮춘 배터리 개발을 지속하는 한편 코발트 생산업체와의 합작으로 수급망을 안정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