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밀입국자 무관용' 고수… 전 영부인들 비판 가세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논란이 되고 있는 '밀입국자 무관용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에 이어 미국의 전 영부인들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밀입국자 무관용 정책은 미국 남서부 국경을 넘어온 모든 성인 밀입국자를 기소하고 함께 입국한 아이들을 부모와 격리하는 게 주 내용이다.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을 통해 "미국은 이민자 캠프, 난민수용시설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에서 일어난 일을 보라"고 발언했다.

같은 날 트위터에도 "유럽에서 이민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길 원치 않는다"고 적고, 독일인들이 이민자 문제로 연정이 흔들리자 정권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국토안보부 통계에 따르면 올 4월 19일부터 5월 31일까지 국경을 넘다 부모로부터 격리돼 시설에 보호 중인 아동은 2000명 정도 된다. 정부 측은 격리된 아이들을 인도적인 환경 속에 데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야당인 민주당은 '아이들을 우리에 가뒀다'며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비난하고 있다. 애덤 시프 하원의원은 "아이들의 슬픔, 눈물, 고통이 국경장벽을 세우기 위해 쓰인다"고 말했다.

공화당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온다. 벤 사스 상원의원은 "행정부 내 일부 관계자들이 이런 정책을 통해 입법부에 대한 영향력을 높여왔다"며 "미국인들은 아이를 인질로 붙잡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임 대통령 부인들도 밀입국자 무관용 정책 비판 행렬에 동참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여사는 17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이 정책이 "잔인하고 비윤리적"이라며 "(미국의) 이민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은 맞지만 '무관용'이 그에 대한 답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다음 날 트위터에 "때로는 진실이 정당을 초월한다"며 부시 여사의 글에 화답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공화당,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도 17일 공보국장을 통해 "아이들이 가족에게서 떨어져 지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면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성공적인 이민법 개혁을 이뤄내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