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임건의' 가능한 낙제점 공공기관 2배 늘었다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곳이 2배 가량 늘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의 영향이다. 경영평가 결과는 공공기관의 성과급 기준이 된다. 낙제점을 받은 공공기관장은 '해임건의' 등 인사조치를 받게 된다.

기획재정부는 1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2017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의결했다. 평가대상은 35개 공기업과 88개 준정부기관 등 총 123개 공공기관이다. 공공기관 중 기타공공기관은 경영평가 대상이 아니다.


경영평가는 S등급부터 A~E등급까지 총 6등급으로 나뉜다. 이번에도 S등급(탁월)을 받은 공공기관은 없었다. 2011년도 평가에서 한국공항공사가 S등급을 받은 이후 6년 연속 S등급은 나오지 않았다.

A등급(우수)을 받은 공공기관의 비중은 전체의 10.6%였다. 2016년도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비중(13.4%)보다 줄었다. B등급(양호)과 C등급(보통)을 받은 공공기관은 각각 35.8%, 38.2%였다. 성과급은 C등급까지만 나온다.

경고조치 대상인 D등급(미흡)의 비중은 8.5%였다. 기관장 해임건의 대상인 E등급(아주미흡) 비중은 6.9%였다. 2016년도 E등급 비중(3.4%)의 2배 이상이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E등급 비중도 평균 4.8%였다.


E등급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모든 기관장이 해임건의 대상에 오르진 않는다. 해임건의 대상은 E등급을 받은 공공기관 중 재임기간이 6개월 이상인 기관장이다. 새로 지정된 소규모 공공기관의 기관장도 해임건의 대상에서 빠진다.

기재부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상위등급은 축소되고, 하위등급은 확대된 모습"이라며 "채용비리 등에 따른 평균점수 하락으로 절대평가 결과가 상대평가보다 저조했다"고 말했다.

절대평가는 이번 평가에 새로 도입됐다. 줄세우기식 과열경쟁을 지양한다는 취지에서다. 절대평가와 상대평가 결과는 각각 절반씩 반영됐다. 과거 하나로 묶였던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평가단도 분리됐다.

공공기관 기관장 평가대상은 25명이었다.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재임기간이 1년 6개월 이상이어야 평가대상에 들어가기 때문에 경영평가 대상 공공기관보다 규모가 적다. 공공기관장 상당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바뀌었다.

평가대상 공공기관장 중 우수 등급은 2명이었다. 보통과 미흡은 각각 20명, 3명이었다. 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공공기관 감사의 평가에서도 보통과 미흡이 각각 16명, 6명이었다.

정부는 내년에 결과가 나올 2018년도 경영평가에서 '사회적 가치'를 일자리 창출과 사회통합, 윤리경영 등 5대 지표로 구성해 반영한다. 채용비리 등이 발생하면 평가등급과 성과급을 조정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평가대상 기관의 우수사례와 기관별 주요 평가결과를 요약, 정리한 스코어카드를 별도 배포할 것"이라며 "올해 처음 실시한 절대평가의 영향을 분석하는 등 제도개선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