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만 달러 해외서 쓰면 입국 때 무조건 짐 검사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공항 이용객들이 면세점을 이용하고 있다. 2018.3.21/뉴스1

지난해 해외를 20번 넘게 오가면서 신용카드 쇼핑 금액이 2만 달러(2224만원)가 넘는 여행자는 입국 시 무조건 짐 검사를 받게 된다. 항공사가 고가 좌석을 구매한 여행자에게 제공하던 대리운반도 전면 금지된다. 사회지도층에 대한 세관 프리패스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관세청은 20일 이 같은 내용의 '관세행정 혁신 태스크포스(TF) 권고에 따른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관세행정 혁신 TF는 지난달 30일 ‘한진 일가 밀수의혹 관련 현장 점검결과 및 권고사항'을 내놓았다. 관세행정 혁신 TF는 한진 일가에 대한 밀수 혐의가 세관 시스템 및 직원에게 번지자 현장 조사를 벌였다.


관세청은 해외 출입국 횟수, 신용카드·면세점 고액 구매 여부를 고려해 특별 관리하겠다고 했다. 관세청은 지난해 20회 이상 출입국하면서 연 2만 달러 이상 해외쇼핑 또는 면세점 구매를 한 여행자를 특별 관리대상 기준으로 제시했다.

특별 관리대상은 입국 시 100% 검사를 받는다. 특별관리대상에서 제외되려면 일정 기간 동안 관세 누락 사실이 없어야 한다. 현재 해외서 600달러가 넘는 물품을 국내로 들여올 경우 여행자는 관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2016년 기준 여행자 휴대품 검사비율은 1.6%에 불과하다. 기내 반입 수화물은 세관 감시망을 피할 길이 크다는 얘기다.

항공사 의전팀이 제공하는 여행자 휴대품 대리운반은 공식 의전 대상자, 사전 등록된 노약자·장애인을 빼고 전면 금지된다. 항공사 의전팀이 허용되지 않은 대리운반을 할 경우 세관 구역에서 퇴출당한다. 항공사 의전팀은 사회지도층의 짐을 대신 들어주면서 밀반입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았다.


항공사 직원에 대한 감시망도 강화한다. 쇼핑 도시에서 출발한 항공편 및 우범 항공사 승무원에 대한 전수검사는 월 3회에서 8회로 늘어난다. 밀수품 적발 사례가 많은 항공사는 집중 관리 대상에 오른다. 대한항공처럼 계열사가 수출입물류 과정 전 분야를 관리하는 업체는 무작위검사 확대 등 특별 관리를 받는다.

관세청은 또 여행자 인천세관 여행자 휴대품 통관 업무 직원 224명을 교체했다. 세관 직원과 항공사 간 불거진 유착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휴대품 통관업무 담당국장 2명과 과장 14명이 자리를 옮겼다. 관세청은 휴대품 통관업무 경력이 3년 미만인 직원을 새로 배치할 계획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현행 휴대품 통관 검사 체제는 자발적인 신고를 전제하고 있어 낮은 검사율을 악용하는 불법행위 가능성이 있다"며 "여행자 휴대품 통관실태 점검,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실시해 통관체제 전면 재검토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