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가계 신용대출, 부실화 가능성 제한적…금리 상승시 우려"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최근의 가계 신용대출 급증세에 대해 "현 단계에선 대출 부실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다만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가계 신용대출 특성상 향후 시장 금리 상승시 채무 상환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대해선 우려했다.

20일 한은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 보고서'(2018년 6월)에 수록된 '최근 가계신용대출 현황 및 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1분기 중 가계신용 대출은 16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은행을 통한 대출이 12조3000억원으로 은행이 증가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은행 신용대출 증가세에 대해 주택자금 관련 대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아파트 분양과 신규 입주, 재개발·재건축 추진에 따른 이주비 등의 자금 수요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또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른 반면,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들의 고신용 차주 확보 경쟁과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으로 상승세가 제약되면서 금리 조건이 개선된 점도 한 요인으로 꼽혔다.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간 금리 격차는 지난해 1~6월중 평균 1.3%포인트에서 2017년 7월~2018년 3월중 평균 0.9%포인트로 축소됐다.

이와 함께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비대면 신용대출 서비스가 활성화되는 등 높아진 대출 접근성과 거래 편의성도 신용대출 증가세에 기여했다고 봤다.


한은은 가계 신용대출의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지만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상환 능력이 양호한 고신용, 고소득 차주의 대출 비중이 상승하고 있고,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하락하는 등 대출 건전성도 양호하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전체 가계 신용대출의 신용등급별 비중(잔액 기준)을 보면 고신용(1∼3등급) 차주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1등급 비중은 2.4%포인트 상승한 반면, 2등급과 3등급은 각각 0.3%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소득수준을 따져봐도 1억원 이상 고소득 차주에 대한 대출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일부 비은행 금융기관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은행의 경우 하향 안정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한은은 앞으로 가계 신용대출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전체 금융부채에 대한 상환능력을 평가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 금리 상승시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계 신용대출은 변동금리 대출이 대부분인 데다 만기가 짧고 차환(롤오버)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한은 관계자는 "특히 차주의 신용도가 낮고 대출금리가 높은 일부 비은행 가계신용대출의 움직임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