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부실채권 여파에도 국내 비우량채 흥행가도

중국 기업 회사채 부실사태에도 비우량채(신용등급 A 이하)를 중심으로 한 국내 크레딧물의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다. 실적 개선으로 재무구조가 정상화가 기대되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는 데다 해외물의 높은 금리를 쫓던 개인 고객의 수요가 국내 비우량채로 쏠렸기 때문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1일~19일) 장내 채권시장 거래대금 상위 종목은 두산인프라코어31(신용등급 BBB)로 이달에만 233억0133만원 가량이 거래됐다. 상위 10개 종목의 전체 거래대금(712억2875만원)의 33%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밖에 장내 채권시장에서 한화건설, 두산중공업, 아이에스동서, 두산건설 등 A등급 이하 비우량채 위주로 거래가 몰린 것이 특징이다. 한국거래소에 개설된 장내 채권시장은 주로 개인 투자자의 거래가 대부분이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낮은 비우량 채권임에도 자산이 차별화되면서 건설사 중에서도 부실 우려가 해소된 중심으로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다"며 "특히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는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국내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투자자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채권 투자심리가 악화됐지만 국내 크레딧물은 견조한 수요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권사의 해외 채권 발행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면서 고금리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국내 비우량 채권으로 쏠리는 셈이다.


기관투자가들 역시 비우량채에 관한 관심이 높다. 한화건설(신용등급 BBB+)은 이달 초 마감한 1년6개월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의 4배를 초과하는 2040억원의 응찰을 받았다. CERCG가 채권 원리 상환에 실패했다고 밝힌 직후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 두산인프라코어(신용등급 BBB) 역시 미매각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요예측에서 희망 발행금액 300억원을 모집하는데 성공했다.

인기에 힘입어 증권사들도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고금리의 비우량 채권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온라인 자산관리 사업에 힘쓰고 있는 키움증권은 최근 한화건설 회사채 특별판매에 나섰다. 한화건설 채권은 신용등급 BBB+ (지난달 30일 한국신용평가 기준)에 오는 2019년 12월14일 만기 상품이다. 연수익률은 세전 4.1% 수준이다.

김희재 키움증권 상무는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 등으로 투자 대안책을 마련하지 못했던 투자자가 시중금리 플러스 수익률(확정금리)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장점인 채권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신용평가사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풍부한 수주잔고와 확대된 계열공사 물량 등으로 회사의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