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일본 주총 꼭 가고 싶다" 보석 호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경영 비리' 관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항소심 4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6.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 꼭 참석해야 한다며 재판부에 보석을 호소했다.

신 회장 측은 20일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도망과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보석을 요청했다. 신 회장은 지난 12일 재판부에 보석 청구서를 제출했다. 신 회장 측은 오는 29일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신 회장에 대한 해임안이 올라온 사실을 들어 경영권 분쟁에 대처하기위해 석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해임안이 상정되면 당사자에게 해명 기회를 주는데 현장에서 직접 구두로 해명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주총에 꼭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어렵다면 전화로라도 제 입장을 꼭 (주주들에게) 설명하고 싶다"며 "회사에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산적한데 부디 수습할 기회를 달라"고 거듭 재판부에 요청했다.

신 회장 측 변호인은 "신 회장이 법정 구속되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 회장에 대한 해임 안건을 주총 안건으로 제안했다"며 "신동주 측은 해임안을 제한한 뒤 일본 주주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진행 중인 반면 신 회장은 구속 상태에 있어 이런 기회를 못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주주들이 어떤 판단을 할지 예측이 어렵다"며 "신 회장의 해임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한국 롯데 입장에서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 측은 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뇌물을 줬다는 혐의로) 억울하게 실형을 선고 받은 신 회장은 누구보다 잘못된 의혹이 밝혀지길 바라는 상황"이라며 "도망간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검찰은 "신 회장은 재계 5위 그룹 총수라는 부분을 보석 사유로 얘기하고 있으나 그런 신분이 보통 국민과 다른 대우를 받을 사유가 되는지 의문"이라며 "신 회장은 이미 신동주와의 대결에서 승리했기에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됐다"며 보석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측 주장을 검토한 뒤 보석 허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