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부영 봐주려 자료 숨겼다" 공정위 압수수색

머니투데이

이보라 기자

서울중앙지검./사진=뉴스1

검찰이 '경제검찰' 공정거래위원회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공정위 직원들이 부영그룹 임대주택 부당이득 사건 수사 당시 검찰에 제출할 각종 자료를 고의로 빠뜨렸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다. 공정위 고위 퇴직자들의 대기업 불법취업 혐의도 포착됐다.

20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구상엽)는 이날 정부세종청사 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과 운영지원과, 인사과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신고자료 제출 등과 관련해 절차상 문제 있어 자료 확보 차원에서 압수수색한 것"이라며 "혐의는 공정거래법 위반과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2월 이중근 부영 회장을 구속기소하는 과정에서 공정위 직원들이 주요 조사 자료 등을 빼놓고 제출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를 발견했다. 검찰은 공정위가 부영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줄여주거나 기소를 피하게 해 줄 목적이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공정위가 의무 고발할 사항을 부당하게 종결한 것은 명백한 위법 행위"라고 말했다. 현행법상 공정거래법 위반 사건은 오직 공정위만 고발권(전속고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조사 권한 역시 공정위가 보유하고 있으며 검찰은 공정위의 고발 이후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검찰은 공정위의 일부 고위 퇴직자들이 공직자윤리법을 어기고 대기업들에 불법취업했다는 단서도 확보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4급 이상 공직자는 퇴직 전 5년간 소속했던 기관·부서의 업무와 관련이 있는 곳에 퇴직일로부터 3년간 재취업할 수 없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공정위 전·현직 공무원과 대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