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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대리점거래 불공정대책에 대한 평가

기고 머니투데이 홍명수 명지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입력 : 2018.06.2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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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수 명지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홍명수 명지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지난달 2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리점 거래 불공정 관행의 근절 방안을 발표했다. 본사와 대리점 거래에서 발생하는 불공정성 문제가 갑질 문제의 전형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부터이고, 공정위가 이 문제에 대응 방안을 모색한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특히 2013년 본사 영업직원이 대리점주에게 제품 구매를 강요하는 과정에서 폭언한 것이 공개돼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남양유업 사건은 대리점 거래 전반에 걸친 불공정 관행에 주의를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존의 공정거래법 규제의 강화로 충분한지 아니면 대리점 거래에 특화된 별도의 입법이 필요한지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결국 2015년 12월 대리점법이 제정되고 2016년 12월부터 시행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대리점법 제정은 대리점 거래에 만연돼 있던 불공정성 문제에 대한 입법적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고 이 법의 시행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법 시행 이후 1년 반 정도 경과한 현 시점에서 법 제정 전과 비교하여 대리점 거래에 눈에 띄는 변화는 없으며, 거래 공정화를 향한 의미 있는 개선이 시작되고 있다는 조짐도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정위가 발표한 대리점 거래의 개선 방안은 시의적절한 대응이 될 것이다. 이번 발표가 과거와 달리 실질적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근거는 다음 몇 가지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이번 개선 방안은 작년에 행한 실태 파악 조사에 기초해 대리점 거래 불공정성 관행의 원인에 대한 이해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리점법의 시행 이후 이 법에 의한 규제 사례는 미미한데, 이는 대리점 거래에서 불공정한 행태가 감소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위반행위의 피해 당사자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의한 규제 절차에 의존하고 있지 않은 것에 기인한다.

본사와의 거래 관계에 있는 대리점주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거래의 지속성이기 때문에, 이들이 거래 중단의 위험을 감수하고 대리점 거래에서 발생하는 불공정성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규제의 강화만으로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를 이루는 데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대리점 거래의 불공정 관행 근절 방안은 이러한 문제인식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물론 이번에 제시된 불공정 관행 근절 방안에는 불공정거래행위 제재 강화, 실질적인 피해구제 수단 확충 등 공정거래위원회가 그 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과제들도 세부 과제로 포함됐다. 대리점 거래에서 발생하는 불공정거래행위의 내용을 명확히 하고 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나 피해구제가 실질적인 것이 되도록 함으로써 피해 대리점주의 적극적인 제도 이용을 유도하는 것은 규제의 실효성 제고 측면에서 여전히 의미가 있으며, 지속적으로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사안임은 분명하다.

주목할 것은 업종별 거래관행개선 유도, 법위반혐의 적발시스템 강화, 대리점 협상력 제고 등 과거의 대책보다 진일보한 내용이 새로운 과제로 채택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종별로 불공정 관행의 구체적 내용에 차이가 많기 때문에, 일률적인 접근 보다는 업종의 고유한 특성과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표준계약서의 활용과 같은 시정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가 법제도 이용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환경에서 익명성을 보장하는 제보 시스템의 도입이나 직권적 조사 활동의 강화는 규제의 실효성 제고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리점의 협상력 제고에도 주목을 요한다. 대리점의 열등한 지위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집단적 권리의 부여는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를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러한 필요성을 받아들였다는 점도 이번 대리점 거래 불공정성 근절 방안의 의의로서 평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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