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가장 높이 뜨는 '하지'…장마·불볕 더위 시작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지난 7일 서울 창덕궁에서 열린 모내기 행사에서 시민들이 직접 모내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뉴스1

오늘(21일)은 태양은 황도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해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다.

하지는 24절기 중 열 번째 절기로 여름의 네 번째 절기다. 망종(芒種)과 소서(小暑) 사이에 있으며 음력 5월, 양력 6월21일 무렵에 해당한다.

일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는 하지가 지나면 태양으로부터 많은 열을 받기 시작하고 기온이 상승해 몹시 더워지기 시작한다.

또 '하지가 지나면 구름장(넓게 퍼진 구름덩이) 마다 비가 내린다'는 속담이 있듯 본격 장마가 시작되는 시기에 접어든다. 농가에서는 장마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일년 중 추수와 함께 가장 일손이 바빠진다. 누에치기, 감자·대마 수확, 병충해 방재, 보리 수확 및 타작 등이 모두 이 시기에 이뤄진다.

'하지가 지나면 오전에 심은 모와 오후에 심은 모가 다르다'란 속담이 있을 정도로 이 시기 이후에는 모심기가 늦어진다. 그래서 단오부터 하지까지 모내기를 마치기 위해 분주하기도 하다. 이날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만약 하지가 지나도록 장마가 시작되지 않으면 가뭄이 들기 때문에 기우제(祈雨祭)를 지냈다. 우리나라는 3~4년에 한 번씩 한재(旱災)를 당했기 때문에 이 즈음에 조정과 민간을 막론하고 기우제가 성행했다.

강원도에서는 "하짓날은 감자 캐먹는 날이고 보리 환갑이다"라는 말이 있어 하지 무렵에 감자를 캐 밥에 넣어 먹었다. 하지가 지나면 보리가 마르고 알이 잘 배지 않기 때문에 감자를 캐 전을 부쳐 먹기도 했다. 실제 감자는 열을 식혀주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여름철에 먹기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하지인 오늘은 서쪽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화창하고 낮 기온이 △서울 28도 △대구 31도 △광주 30도 △부산 29도 로 덥겠다. 기상청은 당분간 장마전선은 제주도 남쪽해상에 머물 것으로 보이고 더운 날씨가 지속되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