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제동에 공작·시범 '신탁재건축' 지연 불가피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상 중심지 체계. 푸른색 원 표기 지점이 서울의 도심. /자료=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소재 공작 및 시범아파트가 제출한 재건축 계획이 서울시 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울시가 일대 지역의 개발 청사진을 확정 짓는 것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해당 아파트단지들이 추진 중인 신탁방식 재건축사업의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탁방식 재건축은 2016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을 통해 국내에 도입된 제도로, 부동산신탁사가 재건축 사업을 단독 시행하는 것이다. 추진위원회나 조합 설립 절차가 생략돼 사업상 편의성은 높지만, 정비구역 지정·변경 결정권자인 시·도지사의 판단에 따라 추진 속도가 좌우된다.

서울시는 지난 20일 열린 제8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해당 아파트단지들의 정비계획이 '보류' 판정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도계위는 '여의도 일대 재구조화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일대 재건축계획을 현 시점에서 결정·고시하는 것은 이르다고 판단했다. 해당 방안은 서울시가 여의도를 국제 금융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해 수립하는 종합기본계획이다.

여의도는 노후 아파트단지들이 많아 신탁사들이 집중적으로 수주전에 나선 지역이고, 정비계획 지정 결정권자인 서울시는 도시 계획 체계상 핵심 지역으로 간주한 곳이다. 여의도는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이 규정한 '도심'에 속해 도시계획 체계상 최상위 위계가 부여된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21-2번지 일대 공작아파트는 KB부동산신탁을 신탁방식 재건축의 사업 시행자로 예비 선정하고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12층, 373가구 규모 아파트를 최고 50층 417가구 주상복합으로 재건축하는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했다. 부지의 용도지역은 일반상업지역으로 여의도와 같은 도심 내 상업지역에선 관련 심의 통과 시 초고층 재건축이 가능하다.

시범아파트는 여의도동 50번지 일대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 있다. 여의도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며, 한국자산신탁 (3,005원 ▼10 -0.33%)이 사업 시행자로 지정돼 있다. 13층 높이 1790가구 아파트를 최고 35층 2370세대로 재건축하는 계획을 세웠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도계위에서 공작, 시범아파트 안건은 구체적인 논의가 없었다"면서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 방안은 조만간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