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고용전환' 논의, 가속도 붙나…3월 이전 완료 전망

삼성전자서비스 대표와 고용전환을 앞둔 노조 측 대표가 두 번째 상견례를 가졌다.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사 직원 고용전환(정규직)을 발표한 지 두 달여 만으로 향후 논의에 가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고용전환은 늦어도 내년 3월 말까지는 완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최우수 삼성전자서비스(이하 전자서비스) 대표이사와 나두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대표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전자서비스 본사에서 열린 실무협의에 참석, 향후 논의해 나갈 의제에 합의했다.

이날 노조 측이 전달한 의제는 크게 세 가지다. △(기존 실무 책임자의 구속으로 인한) 회사 측 실무 책임자의 재선정 △단체협약 협의 진행일정 및 방식 △경력·임금·처우 논의일정 및 방식 등이다.

노조 측은 특히 7월 첫째 주와 둘째 주에 경력, 임금, 처우 등 직접고용 의제만을 집중해 다루기로 했다. 현재 양측 실무자들이 한 주에 약 두 차례씩 만나 협상 중인데 횟수를 더 늘릴 방침이다.

나 지회장은 "협력사 직원들의 경력을 어떻게 인정해 줄지, 동일노동·동일임금·동일처우를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지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키로 했다"며 "10여 차례 협상을 진행해본 결과 광범위한 의제를 모두 논의해 가는 방식으로는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어, 일정과 세부 의제를 정해서 협의해 나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우선과제는 임금체계에 대한 의견합치다. 사측이 업무의 성격을 따져서 그에 맞는 임금체계를 적용해야 한다고 본 데 비해 노조 측은 "원청업체에도 분명 하청업체와 동일한 업무를 하는 직원들이 있고, 무엇보다 설치·수리를 의뢰하는 고객들의 요구와 받는 서비스가 동일하다"며 "동일노동에 대해 동일임금을 보장해줘야 고용전환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용 전환의 핵심이었던 직접고용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 정한 뒤에는 전자서비스로서도 협력업체와의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계산이다.

전자서비스는 현재 노조 외 90여 협력사 대표들과도 계약 해지 및 보상 문제에 대해 협상 중이다. 전자서비스가 하청업체 직원들을 직접 고용할 경우 협력사와의 계약 해지는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협상이 잘되지 않는 최악의 경우 소송전에 직면할 수 있어 결과적으로 고용전환이 늦어질 수 있다.

직접고용의 의제가 해결된 뒤에는 단체협약이나 회사가 인정해야 할 합법적 노조활동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합의해 나갈 계획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삼성이 그동안 노조 등 노사문제를 다뤄본 적이 없는 탓에 상호간 이해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며 "기존 노조활동에 포함되는 여러 기본 원칙들에 대해 서로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수 의제로는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어떻게 마무리 지을지도 거론된다. 1심에서 재판부는 삼성전자서비스의 손을 들어 줘 당시 노조 측이 법원에 항소한 상태다.

한편 고용전환은 돌발 변수가 없다면 늦어도 전자서비스와 협력사들의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3월말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 내부에서는 이르면 여름 성수기가 끝난 뒤인 10월을 전후해 마무리되길 희망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같은 전망에 대해 회사 측과 나 지회장 등은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며 "최대한 빨리 논의·고용 전환 작업을 마치겠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