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변 "대법, KTX 승무원 해명자료…여론호도·檢 수사영향 의도"

뉴스1 제공

김승하 철도노조 KTX 승무원지부 지부장을 비롯한 해고 승무원들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사법농단 수사 변호사를 자처하는 대법원을 규탄하며 대법원 표지석 위에 국화꽃을 올려놓은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날 대법원은 지난 2015년 내려졌던 KTX 해고 승무원 판결과 관련해 "해당 사건은 대법관 전원이 심혈을 기울인 사건이며 재판연구관실의 집단지성과 대법원 소부 재판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했다＂는 내용의 보도 참고자료를 냈다. 2018.6.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대법원의 KTX 승무원 판결 해명자료에 대해 "여론을 호도하고 검찰 수사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며 비판했다.

민변은 21일 논평을 내고 "검찰이 수사 협조를 요청한 마당에 대법원은 검찰에 내야 할 의견서를 굳이 국민에게 보여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법원은 전날 KTX 승무원 사건 판결에 대해 "새로운 법리를 선언한 판결"이라며 "이와 같이 새로운 법리 선언이 예정된 사건에 대해서는 재판연구관실에서 집단지성에 의해 심층 연구와 여러 단계 검증을 거치고, 대법관 전원의 의견이 일치되어야만 선고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민변은 이에 대해 "대법원이 심혈을 기울여 판단한 것이므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결국 현 사법농단 사태의 ‘재판 거래 의혹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과 다름없다"며 "대법원의 해명자료를 근거해도 KTX 승무원 사건 판결은 ‘근로관계의 실질 판단의 원칙’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도공사와의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한 원심 판결과 동일하게 사실 인정을 하면서도 대법원은 지엽적인 사실을 들어 해당 원심의 판단을 파기했다"며 "KTX 차량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상호 공동업무를 수행하는 철도공사의 열차팀장 업무와 KTX 승무원 업무를 안전 부분과 승객서비스 부분으로 자의적· 관념적으로 구분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민변은 "KTX 승무원 사건은 당시 전국민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이라며 "해명자료에서 새로운 법리 선언에 따른 것이라고 한 것도 재판 거래 의혹을 덮기 위한 물타기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재판 거래 의혹은 재판 자체가 거래의 대상이 됐다고 의심받는 사실만으로도 헌법에 반하는 초유의 사건"이라며 "대법원은 해명자료를 철회하고 재판 거래 의혹이 된 개별사건에 대한 해명 대신 진상규명과 수사협조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