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수사·수사전환 지시, 서면으로… "투명성 강화"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정문. /사진=뉴스1

앞으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피의자의 통신감청·위치추적 등 강제 수사 명령을 내리려면 반드시 서면 기록을 남겨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은 수사지휘자는 징계를 받을 수 있다.

경찰청은 조직 내부 의사결정 과정과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 '서면수사지휘 원칙 실효적 이행방안'을 24일 발표했다.

현행 범죄수사규칙(경찰청 훈령)에는 원칙적으로 서면수사지휘가 명시돼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전화 또는 구두로 하는 관행이 남아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지난해 7월 전국 수사부서 근무자 832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6.8%가 "서면수사지휘가 지켜지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으로는 수사과정에서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범죄인지(내사→수사 전환) △법원 허가에 의한 통신수사(통신감청·위치추적·통화내역)를 지시하려면 서면으로 지휘해야 한다. 기존 서면 지휘 대상인 △체포·구속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검증 △송치의견 △사건이송 등 4가지 경우에서 2가지가 추가된 것이다.

이밖에 수사지휘자와 담당 경찰관 간에 이견이 있는 경우 경찰관이 요청하면 서면으로 수사지휘를 해야 한다.·경찰청 관계자는 "상·하급자 사이에 이견이 발생했을 시 투명하게 기록을 남겨 수사지휘의 책임 소재를 더욱 명확히 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또 "서면지휘를 이행하지 않는 수사지휘자는 징계책임도 지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안은 25일부터 두 달 동안 경찰청과 대전·울산·경기북부·전남지방경찰청, 이들 지방청 소속 경찰서 43곳에서 시범운영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달 21일 수사권 조정 정부안 발표 당시 일반경찰(경찰청장·지방청장·경찰서장 등 관서장)의 수사관여 통제 방안을 도입하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 방안은 과도기적 시점에 경찰 내부 수사지휘의 책임성·투명성을 강화하는 선행조치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전문수사관 제도 개편 △수사과정에서의 피의자 인권보장 강화방안 추진 △진술녹음제도 확대 시범 운영 등 국민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