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암 입원 보험금, 금감원 보험사에 '전향적 검토' 권고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금융감독원이 암으로 인한 입원 시 보험금 지급을 소비자 입장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을 보험사들에 주문했다. 그간 보험사들은 암 치료와 직접 관계가 없는 입원에는 암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을 하라는 이같은 권고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를 통해 처리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주 보험사 CCO(최고고객책임자)들을 소집해 연 회의에서 암 관련 입원 시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분쟁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 금감원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암 입원 보험금과 관련한 민원을 판례와 자문위원들의 의견 등을 참고해 유형별로 분류하고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되는 건들에 대해선 지급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분조위까지 가기 전 자율조정이다. 금감원은 수차례 보험사들과 이같은 회의를 열 방침이다.

　금감원은 보험금 지급을 권고한 유형의 민원에 대해 보험사들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분조위를 통해 처리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암 입원 보험금과 관련해 분조위가 열린 적은 없지만 보험사들과 자율조정 절차가 마무리되면 최대한 빨리 분조위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들어 금감원에 접수된 암보험 관련 민원은 800여건에 달한다. 이중 상당수가 입원비 관련 민원으로 ‘암의 치료를 직접적인 목적으로 수술·입원·요양한 경우 암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암보험 약관의 해석을 둘러싼 분쟁이다. ‘직접적인 암 치료’의 범위를 놓고 보험사와 가입자간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면역력 강화나 연명치료 등을 위해 입원한 경우 ‘직접적인 암 치료’가 아니라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는 반면 소비자들은 이 역시 암 치료의 일부라며 보험금 지급을 요구한다. 금감원은 암보험과 관련된 민원이 쏟아지자 간호사를 채용해 민원인들의 의료차트를 분석하는 한편 최근엔 서울대 의대 교수를 초청해 암으로 인한 입원과 관련해 강의를 듣기도 했다.

　금감원은 분쟁처리와 별개로 의료기술 발달과 새로운 판례 등을 감안, 암과 관련한 직접 치료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방향으로 암보험 약관 개정작업도 벌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