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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한은 감사(監事)'라는 자리

기자수첩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입력 : 2018.06.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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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의 관계는 독특하다. 거시경제 정책의 두 축이라는 점에서 업무상 공조할 일이 많다. 그렇지만 썩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건 아니다. 아무래도 불편한 역사 때문이다. 1997년까지 금융통화위원회의 의장은 재무부 장관이었다. 이 시기 한은은 재무부의 ‘남대문 출장소’로 불리웠다. 이명박정부에선 기재부 차관들이 금통위 회의에 참석했다. 한은법에 규정된 ‘열석발언권’을 행사한 것이다. 정책 방향을 발언하는 것만으로도 압박은 충분했다.

열석발언권은 사문화됐으나 지금도 금통위 회의엔 기재부 출신 참석자가 있다. 한은 감사다. 물론 정확히는 ‘옛’ 기재부 사람이다. 2000년 이후 임명된 6명의 감사는 모두 기재부 고위직 출신이다. 한은 감사는 기재부 장관이 추천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한은 업무를 상시 감사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부총재급으로 대우도 좋다. 연봉이 3억원이다. 기재부 장관 추천을 받지만 출신 기관에 제한은 없다. 그런데도 당연히 ‘기재부 몫’으로 여겨졌다.

물론 감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한은 외부인이 오는 게 맞다. 그러나 기재부 퇴직관료들의 감사직 독식에 대해 한은은 마음이 편치 않은 듯하다. ‘견제’를 위해서라곤 하지만 언제든 한은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는 구조라 여기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열석발언권에 더해 한은 예산권까지 쥐고 있다. 한은 노조가 최근 성명에서 한은 감사를 고려시대의 ‘다루가치’에 비유한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내정 간섭기 원나라에서 고려에 내려보낸 관리인 ‘다루가치’에 한은 감사를 빗댄 것이 적절한 지와 별개로 이런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갖는 의미가 없지는 않을 터이다.

하성 감사의 퇴임으로 한은 감사 자리가 3년 만에 비게 됐다. 한은 안팎에선 이번에도 후임으로 기재부 출신이 내정됐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새 정부는 지난 1년간 어느 정부보다도 한은의 중립성·자율성·독립성을 중시하는 행보를 보여줬다. 그래서 감사 선임에 있어서도 독립된 추천위원회를 꾸리는 등 비슷한 모습을 기대하는 게 한은의 속내인 것 같다. 한은의 바람은 언제쯤 이뤄질까.
권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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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민 aevin54@mt.co.kr

머니투데이 경제부 권혜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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