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대비 111兆 푸는 中…올들어 세번째 지준율 인하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AFPBBNews=뉴스1

중국 인민은행이 올들어 세번째로 은행 지급준비율을 내린다. 기업들의 자금난을 해소해주는 동시에, 미국과의 무역전쟁 격화로 인한 경기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24일 다음달 5일부터 상업은행에 적용하는 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를통해 대형 은행의 지준율은 16%에서 15.5%로, 중소형 은행은 14%에서 13.5%로 각각 낮아진다. 이번 지준율 인하로 총 1000억 달러(약 111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시중에 풀리는 효과가 발생한다. 지급준비율을 낮추면 금융기관들은 중소기업 등에 더 많은 규모의 대출을 지원하거나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는 지난 1월과 4월에 이어 올 들어 세 번째다.

앞서 지난 20일 리커창 중국 총리 주재 하에 열린 국무원 회의에서는 일부 금융기관들이 지급준비율을 낮출 수 있도록 허가하는 방안이 결정되면서 지준율 추가 인하가 곧 단행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경제가 최근 둔화 기미를 보이는 데다가 미중 무역갈등까지 겹치면서 인민은행이 기업들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지준율을 인하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지준율 인하 시점은 미국이 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키로 한 7월6일 하루 전날 집행되면서 양국간 무역전쟁 대비 차원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앞서 중국은 지난 4월16일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에 대한 부품거래 중단 등 제재를 발표하자 하루 뒤인 17일 은행 지준율을 인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18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등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하는 모양새다. 중국 경제 역시 급격히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현재 1월 고점 대비 19% 떨어졌다. 대형주 중심의 CSI300 지수도 1월 고점 대비 18% 하락했다.

위안화 가치도 7일 연속 하락했다. 인민은행은 22일 위안화 환율을 달러당 6.4804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전일보다 0.15% 평가절하된 것이다. 이로써 주간기준으로 위안화는 1.6% 평가절하됐다. 이는 2016년 11월 이래 최대의 주간 낙폭이다. 이로인해 위안화는 올 들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