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강세, 외국인 순매도…조만간 마무리된다

달러 강세와 국내 증시 외국인 매도세가 조만간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대량 매물을 쏟아낸 주체가 미국보다는 단기 자금수요가 있었던 유럽계였던 것으로 확인됐고 원/달러 환율도 단기급등 폭이 지나치게 컸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7월에는 증시가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외국인, 2월부터 6월까지 5.8조 매물 쏟아내=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올 들어 2월부터 현재까지 한국증시에서 5조8511억원의 주식을 팔았다. 코스피가 5조3385억원이었고 코스닥은 5125억원으로 집계됐다.

기록만 보면 외국인들이 줄곧 매도 포지션을 취한 것으로 보이지만, 자금 성격에 따라 다른 포지션이 취해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국인 매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유럽이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유럽 투자자들은 한국증시에서 2월부터 5월까지 총 7조20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특히 4월과 5월에만 각각 2조1000억원, 2조4000억원의 매물을 쏟아냈다.

미국은 2월부터 5월까지 한국증시에서 오히려 2조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4월과 5월에도 각각 1조4000억원, 1조8000억원 매수우위를 보였다. 이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미국계 자금이 한국을 이탈할 것이라는 기존 분석과 배치되는 것이다. 미국보다 오히려 단기매매 경향이 짙은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갔다는 얘기다.


◇역외 달러공급 부족이 强달러 원인…美투자자는 韓증시 매수= 외환시장에서도 이런 양상이 전개된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110원대 중반까지 치솟은 상태인데 미국이 달러를 회수해 나갔다기 보다는 유럽계 투자자들의 자금부족이 달러화 수요로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개월간 진행된 달러 강세의 흐름을 거슬러 보면 역외 금융시장에서의 달러 부족 현상을 마주하게 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영향으로 미국 기업들의 달러 자산이 해외에서 본국으로 환류됐고 이로 인해 역외 달러공급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달러수요가 커진 유럽에서 각국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에 유럽 경기부진 우려와 이탈리아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이 더해지며 자금이탈 속도가 빨라졌다는 설명이다.

6월에도 외국인들의 한국증시 매도세가 이어졌는데 월말이 다가오면서 속도가 진정되는 모습이다. 유럽 1~3위를 차지하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의 경기가 하반기에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고 여기에 각국 금리인상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유럽, 경기회복세 진입하는 하반기 효과 기대=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지난 22일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금리인상을 암시했고 노르웨이 중앙은행의 정책방향도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상대강도 지수는 5월 초 고점을 형성한 이후 둔화되고 있으며 미국과 독일의 국채 수익률 격차확대도 멈춘 상태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럽 1~3위를 차지하는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가 혹한 탓에 경기가 부진했으나 하반기에는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경우 1분기 기상이변으로 혹한이 발생해 생산설비 가동이 멈췄고 프랑스 철도노조 파업까지 이어졌다"며 "이탈리아의 경우 유로존 잔류방침이 재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로로 환산한 코스피지수의 6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 3% 수준"이라며 "과거 사례를 보면 2012년 이후 비슷한 수익률 구간에서 수익률 반등과 함께 외국인 순매도가 변곡점을 형성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