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北거쳐 제주까지'…한·중 경제계 '한반도 실크로드' 관심 고조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가운데 한·중 경제계가 만나 미래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2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중국국제다국적기업촉진회(CICPMC)와 공동으로 '제6차 한중 CEO 라운드테이블'을 이날부터 26일까지 이틀간 제주도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캐리커쳐=임종철 디자인 기자

이 회의는 2012년부터 매해 개최됐으나 지난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중단됐다가 2년 만에 재개됐다.

최근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만큼 이번 회의에서는 중국에서 북한을 거쳐 제주까지 이어지는 '한반도 실크로드' 건설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중국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와 연계된 북한 인프라 공동투자 등이 양국 기업인들에게 새로운 협력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한중 경제협력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초청 강연에서 "북한은 중국처럼 개혁 개방을 통한 경제발전 열망을 지니고 있다"며 "일대일로와 한국의 신북방정책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며 남·북·중을 잇게 되는 한반도 실크로드 건설은 남북 및 중국 모두에게 윈윈(win-win)"이라고 강조했다.

회의 개최장소인 제주도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이번 회의는 특히 중국 측의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요청에 따라 제주도에서 열렸는데 중국 대표단은 회의기간 중 제주도의 실리콘밸리인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및 카카오 등을 방문했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탄소 없는 섬'을 만들기 위해 풍력,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및 전기차 전환을 추진 중이다. 또 자율주행차·드론·스마트시티·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 수립 및 투자 계획을 통해 4차 산업 전진기지로서 자리매김 중이다.

허창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중국처럼 세계 4차 산업의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려면 '안되는 것 빼고는 다 된다'는 네거티브식 규제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혁신적 규제 개선을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환영 만찬 중 기조발제에서 "제주도는 기술력 시험과 인프라 조성면에 있어서 4차 산업혁명의 테스트베드로 안성맞춤"이라며 "각종 규제와 기존 산업의 기득권에서 자유로운 '특별자치도'란 점에서도 한·중 기업들이 미래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하기 적합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김덕룡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이사장, 박병석 국회의원(한중의원외교협의회 회장), 이광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을 비롯 대성그룹, 제너시스BBQ, GS건설, 한화S&C, 효성중공업, 이랜드리테일, 포스코 등에서 한국 정·재계 인사 50여명이 참석했다.

중국에서는 중국은행, 국가전망, 중국석유, 위에다그룹, 동생그룹, 원동그룹, 귀주모태주, 베올리아 환경재단, 염성시 등에서 40여명이 참석했다.

대성그룹은 일대일로와 한·중 경제협력, 유엔산업개발기구는 65개 주변국 한·중 공동 진출, 제너시스BBQ는 식품한류와 관련된 양국 기업 협력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또 효성중공업은 재생에너지, 신한은행은 블록체인과 핀테크, 법무법인 화우는 규제 및 지원제도 등에 대한 한중 경제협력 방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