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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100곳 가보니, 55곳 일자리↓ '잔인한 6개월'

[최저임금 6개월, 동네 가게의 절규] ①최저임금 인상 충격, 동네 자영업자들 강타…대책 마련 목소리

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이동우 기자, 최동수 기자, 이영민 기자 |입력 : 2018.07.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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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또다시 최저임금 논란이 뜨겁다. 특히 자영업자의 반발이 거세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 불복종 투쟁이란 극단적 카드까지 꺼냈다. 자영업자가 벼랑으로 내몰린 이유는 복합적이다. 고용과 투자가 얼어붙으면서 소비는 살아나지 않고 임대료 상승 등 고정지출은 급등해왔다. 구조적 문제가 산적한데 이를 방치하고 최저임금만 올리니 인건비가 동네 사장님들의 목을 죈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장 알바생들 일자리가 없어지는게 현실이다. 가게 100곳을 직접 찾아 최저임금이 미친 영향을 살펴봤다.
가게 100곳 가보니, 55곳 일자리↓ '잔인한 6개월'

서울 한양대 근처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조모씨(41)는 올해 4월부터 하루에 14시간씩 일한다.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견디다 못해 직원 2명을 줄인 이후다. 주말도 없이 매일 식당에 나오면서 주 100시간 가깝게 일하지만 정작 손에 떨어지는 돈은 이전보다 줄었다. 조씨는 "자영업자들도 결국 일하는 사람인데 이러다 다 죽을 지경"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이 벼랑 끝에 내몰렸다. 내수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임대료는 치솟는데 최저임금마저 옥죈다. 수입은 뒷걸음질치는데 나가는 돈은 걷잡을 수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0% 감소하면서 4월(-0.9%)에 이어 두 달 연속 줄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부터 7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런 상황에서도 최근 4년(2015년~2018년 1분기) 서울 소규모 상가 평균임대료는 13.1% 올랐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은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격이다. 2018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역대 최고로 인상(16.4%)된 지 6개월이 지났다. 또다시 내년 최저임금 인상 폭을 놓고 사회적 갈등이 커진다. 영세상공인들은 인건비가 더 올라가면 망할 지경이라고 아우성이다.

당장 현장에서는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냉정하게 파악해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절실하다.

최근 머니투데이 취재진이 서울 시내 주요 대학가·주택가·번화가의 편의점·카페·음식점 등 가게 100곳을 직접 찾아 최저임금 인상 여파를 조사했다. 그 결과 올해 최저임금 인상 이후 39군데가 인력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람을 줄이지는 않았지만 고용 시간을 단축한 매장도 16곳에 달했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일자리가 줄어든 매장이 55%로 절반이 넘었다.

지난해 12월 최저임금 인상 직전 취재진이 같은 지역의 매장 100곳을 취재했을 때, 고용을 줄이겠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42%였다. 6개월이 흐른 뒤 걱정은 현실이 됐고 실제 일자리 타격은 예상보다 더 강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논의됐던 PC방·편의점·슈퍼마켓·주유소·미용업·일반 음식점업·택시업·경비업 등 8개 업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업주들의 충격은 컸다. 올해 일자리를 줄인 매장 39곳에서 사라진 일자리만 57개다. 서울 대학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연모씨(39)는 "인건비 부담 때문에 바쁜 시간에만 짧게 아르바이트를 쓰는 방식으로 고용을 줄였다"며 "지난해보다 인건비는 더 나오는데 매출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겨우 고용을 유지하더라도 시간을 줄이면서 자영업자들이 온몸으로 부담을 떠안는다. 서울 방배동에서 17년째 분식집을 운영하는 정모씨(61)는 "올해부터 알바 고용 시간을 하루에 6시간 줄인 후 직접 하루 14시간씩 일하고 있다"며 "매출도 갈수록 떨어져 가게를 내놔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6월 말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도 상반기 직종별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음식·서비스 관련직에서 올해 1분기 구인인원과 채용인원은 지난해보다 각각 7.9%, 9.8% 줄어들었다. 기업형이 아닌 동네 골목에서 느낀 밑바닥 실정은 이 같은 통계 숫자보다 더 심한 셈이다.

내년에 최저임금을 또 올리면 버티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 길음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37)는 "올 들어 직원 4명 중 1명을 내보내고 부족한 일손은 내가 직접 하루 12시간씩 일하면서 메운다"며 "최저임금 올려서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은 상인들을 다 죽이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꼭 사람이 잘리지 않아도 노동 시간이 줄면 결국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라며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하면 정책 의도와 달리 오히려 보호하려는 대상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금이 오르면 단기적으로 고용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산업·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적으로 운영하거나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등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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