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유세 개편안 충격 없었다…건설주 일제히 상승

정부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개편 초안이 공개되자 건설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시장이 이번 개편 초안을 크게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받아들이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규제 진행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5일 오후 2시20분 코스피 건설업종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4포인트(2.45%) 오른 127.76을 기록 중이다. 현대건설 (31,500원 ▼850 -2.63%), 대우건설 (3,605원 ▼65 -1.77%), GS건설 (14,300원 ▼170 -1.17%) 등 대형 건설주와 남광토건 (5,850원 ▼200 -3.31%) 등 중소형 건설주들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증권업계에서는 부동산 관련 세제 개편에 주목해왔다. 국내 건설시장을 얼어붙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인데, 실제로 코스피 건설업종 지수는 지난 11일 143.98에서 22일 124.68로 하락했다.

이 업종의 대표주인 현대건설은 같은 기간 7만2300원에서 6만1300원으로 내렸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재산세 상승 등 공급 축소로 연결될 정책의 지속화에 건설업종에 대한 우려감이 표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2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발표한 부동산 보유세 개편안은 이같은 우려를 감소시켰다는 평가다. 개편안의 골자는 △공정시장 가액비율 최대 100%로 인상(대안1)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 0~0.5%포인트 인상(대안2) △공정시장 가액비율과 세율 동시 인상(대안3) △다주택자만 세율 인상(대안4) 등인데,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1주택자 기준 시나리오별 유효 세율은 현행 기준 0.2~0.3% 수준에서 0.3~0.4%로 0.1%포인트 남짓 증가하는 효과에 그친다"며 "선진국 유효세율이 1%에 가까운 것을 감안하면 예상한 수준 대비 규제 강도는 다소 낮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법인이 종합부동산세액의 72%를 차지한다"며 "금번 종부세 개편이 실제로는 주택보다는 토지, 그리고 개인보다는 법인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세제 개편은 건설업종 주가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부동산 유관 종목의 밸류에이션 상방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나, 기대보다는 약한 수준으로 판단되어 단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증권사들은 건설주에 대한 비중확대를 권하고 있다. 남북 경협 사업이 향후 구체화될 전망인 데다가 양호한 2분기 실적과 늘어나는 해외 발주 규모를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건설사의 경우 재건축·도시개발사업·민관협력사업 등을 고르게 확보해 주택매출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며 "자체 임대주택 개발·운영 사업을 전개해 분양수요 축소에 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연간 실적 상향, 중장기적으로는 남북 경협 수혜가 기대된다"며 "과거와 같은 과도한 밸류에이션 할인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규제의 향방에 대해서는 여전히 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향후 규제가 과세표준(1주택자 9억원, 다주택자 6억원 공제) 조정 없는 공시 가격 상승까지 확대 된다면 종부세 부담이 (중위가격 이상 아파트 소유자에 까지) 크게 확대 될 수 있다"며 "후 규제 진행사항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