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위해 석방" 신동빈 주장에 법원 "재판과는 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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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경영 비리' 관련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항소심 5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8.6.25/뉴스1 © News1 박지수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66)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이 "법원·검찰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주주총회에 영향을 미치는 건 잘못"이라며 석방을 주장했다.

재판부는 롯데 측의 주장에 대해 "주주총회 참석이 중요한 건 알겠지만, 그건 신 회장의 형사재판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에둘러 비판했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강승준)는 25일 항소심 공판기일을 열고 신 회장 측이 지난 12일 제출한 보석 청구서에 대한 양측의 의견을 들었다.

신 회장 측은 오는 29일 예정된 일본 롯데 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 신 회장에 대한 해임안이 올라온 사실을 들어 "경영권 방어를 위해선 보석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강하게 요청했다.

변호인은 "검찰은 만약 보석이 이뤄지면 신 회장이 '법원에서 사실상 무죄를 선고했다'고 주장하며 주주총회에서 활용할 수 있으니 허가해선 안 된다고 한다"며 "그 논리라면 보석을 허가하지 않을 경우 거꾸로 신 회장의 반대편에서 이를 활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오히려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 회장 사이에 대등한 기회를 부여해 주주들이 쌍방의 주장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법원이나 검찰이 (주주총회에) 영향을 미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또 "신 회장이 주주총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며 "만약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회장에서 해임된다면 그룹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고 맞섰다.

신 회장도 재판 말미에 발언권을 얻어 "주주총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저도 자신이 없다"며 "제가 나가서 해명할 기회를 좀 주셨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주주총회에 참석해야 하니 석방해달라는 주장"이라며 "이게 석방 사유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신 회장 측은 처음에는 면세점 청탁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지금은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이번 사건은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거래한 전형적인 정경유착 사건으로, 사안이 매우 무겁기에 보석 청구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신 회장 측이 의견진술을 마친 후 보석 청구 사유로 든 주주총회 참석에 대해 언급하며 다소 부적절하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롯데가 차별적으로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아선 안 될 것"이라면서도 "재계 5위라는 재벌그룹의 총수라는 이유로 더 특혜를 받아서도 안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석과 관련해 저희는 (신 회장도) 일반인과 마찬가지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주주총회 결의가 중요하다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것은 형사재판의 심리와는 별개의 문제"라며 에둘러 비판했다.

재판부는 "보석 청구에 대해선 재판부도 계속 고민 중"이라며 "현재까진 결론을 내린 상태가 아니니 최종 결론을 내릴 때까지 심사숙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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