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 자포자기' 청년창업 의지 꺾였다

정부의 청년창업 지원대책에도 불구하고 20~30대 청년의 창업의지가 1년 전보다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단념자가 45만명에 이르고 이들과 취업준비생을 포함한 체감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로 인한 ‘경제활동 자포자기 심리’가 창업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26일 머니투데이와 취업포털 사람인이 20~30대 사람인 회원 750명을 대상으로 공동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창업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390명(52.0%)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66.1%에서 14.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창업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48.0%였다.


‘창업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복수응답)로는 58.6%가 ‘성공할 만한 아이디어가 없다’고 응답했다. 특히 아이디어 부재는 지난해 세 번째 다수답변이었지만 올해는 첫번째 다수답변으로 올라섰다. 보편적인 창업으로는 자립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면서도 확신 있는 아이템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어 ‘자금확보가 어려워서’(52.5%) ‘실패 시 재기하기 어려워서’(45.6%) ‘직장생활이 더 안정적이라’(43.3%)는 답변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창업하려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직장인보다 많은 돈을 벌고 싶어서’(45.9%)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이어 ‘개인사업을 꿈꿔왔기 때문’(38.7%) ‘정년 없이 일할 수 있어서’(38.5%) ‘회사생활이 힘들어서’(32.6%) 순으로 나타났다.

한풀 꺾인 청년창업 의지는 선호 직업유형 조사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가장 선호하는 직업유형’에 대한 질문에 지난해 조사에서 28.9%로 1위를 차지한 ‘창업 CEO(최고경영자)’는 이번 조사에서 17.7%를 기록하며 3계단 하락했다.


반면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 선호도는 지난해 10.0%에서 올해 32.1%로 수직상승했다. 민간기업에 종사하는 ‘일반 회사원을 선호한다’는 응답도 14.3%에서 24%로 상승하면서 3위에서 2위로 올라섰다. 반면 ‘공무원’은 20.4%가 응답, 한 계단 하락한 3위를 나타냈다. 평생직장을 선호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공무원 취업경쟁이 나날이 심화하는 데 따른 부담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창업의지 후퇴’를 심리적 요인에서 찾는다. 한 액셀러레이터는 “경기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이 나빠지다 보니 창업을 더 보수적으로 보는 경향이 커졌다”며 “도·소매업이나 숙박·음식업 같은 과밀창업보다 고부가가치 기술창업에 과감한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광현 창업진흥원장은 “스타일난다, 블루홀 등 창업 성공케이스가 나오고 있음에도 창업의지가 떨어졌다는 것은 의외의 결과”라며 “대학을 위해 시험공부만 해야 하는 교육여건으론 청년들의 도전정신을 키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7일부터 17일까지 사람인 회원을 대상으로 e메일을 발송해 진행했으며 전체 응답자 1004명 가운데 20~30대 청년 750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