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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의 思見]'삼바 분식논란', 회계학 vs. 정치학

오동희의 思見 머니투데이 오동희 산업1부장 |입력 : 2018.06.2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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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였다. 분식회계란 회사에 실제로는 없는 가치를 있는 것처럼 회계장부를 부풀리는 것을 말한다.

이번 분식회계 논란의 핵심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로직스)가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를 2015년 말에 무리하게 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한 회계방식이 옳으냐이다.

이를 통해 에피스의 가치를 취득원가인 3300억원이 아닌 시장가격인 5조 2726억원으로 계산한 게 적절한 회계절차였냐는 것이다.

이 회계의 적정성 여부는 회계의 기본 원칙을 지켰느냐만 보면 된다. 회계 기본원칙은 발생주의와 수익·비용 대응원칙,보수주의, 역사적 원가주의 등이다. 특히 기업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생겼을 때 즉시 이를 반영하는 발생주의가 기본 원칙이다.

로직스와 바이오젠이 합작법인을 설립할 당시(2012년 2월)에 제시된 옵션 계약 만기는 2018년 6월말이었다. 이때까지 바이오젠은 에피스의 지분 50%-1주 만큼을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

바이오젠 입장에선 2018년 6월말까지 회사가 잘되면 에피스 지분의 절반을 갖고, 개발이 잘 안되면 남은 지분 모두를 삼성이 가져갈 수 있는 권리 계약을 맺었다.
회계 발생주의 관점에선 바이오젠이 로직스에 옵션 실현 가능성을 서신으로 알린 시점(2015년 중반)이 회계에 반영해야 하는 시점이다.

미국의 보수주의 회계방식(US-GAAP)은 실제 옵션을 행사하는 시점에 회계처리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우리의 회계기준(K-IFRS)은 행사 가능성을 인지한 시점에 반영하는 것이 원칙이다. US-GAAP보다 기업에 회계의 자율성을 더 준 것이 IFRS(국제회계기준)다.

로직스와 바이오젠이 ‘52% 주총 의결권’ 비밀계약을 맺은 상태여서 바이오젠이 옵션을 행사하면 로직스가 경영권을 상실해 에피스가 자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를 인지하고도 회계에 적용하지 않는 것이 ‘발생주의’ 원칙을 위반해 오히려 분식회계의 소지가 더 높다. 1조 9049억원의 2015년 당기순이익이 나온 것은 발생주의 회계의 결과물이다.

회계를 통해 장사가 잘되는 것처럼 속인 것도 아니다. 당시 재무제표를 보면 영업손실 -2036억원이 반영돼 있다. 또 영업활동현금흐름도 -2655억원으로 나쁜 영업 상태를 보여준다. 회계가 부풀려졌다고 보기 힘든 대목이다.

일각에선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이를 부풀렸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은 이보다 이전의 일로 시간상 맞지 않다. 이 논리가 흔들리자 이제는 합병을 정당화하기 위해 뒤늦게 부풀렸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숫자가 아니라 정치논리와 프레임을 갖다 붙이면 어떤 이유든 가져다 붙일 수 있다.

로직스가 제대로 하지 않은 게 있다면 옵션 계약 사실을 초기에 공개하지 않아, 불성실 공시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분식을 논하려면 ‘없는 가치’를 있는 것처럼 부풀렸느냐다. 에피스의 공정가치는 국내 3대 회계법인(삼정회계법인, 안진회계법인, 삼일회계법인)이 각각 따로 계산해 나온 수치를 기반으로 했다.

일각에선 이 회계법인들과 회계 전문 교수들이 ‘삼성에 포섭됐다’고 주장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으면 ‘모두 틀렸다’는 것은 이념 논쟁에 다름 아니다. 회계는 숫자로 말하고, 정치는 이념과 프레임으로 말한다. 모든 숫자를 부정하는 것은 회계가 아니라 정치다.
오동희 부국장 겸 산업1부장.
오동희 부국장 겸 산업1부장.

오동희
오동희 hunter@mt.co.kr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장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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