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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에 '총알받이'된 알바…"이건 아니다"

[최저임금 6개월, 동네 가게의 절규]③"업무량 배로 늘어, 본사·사장은 눈치주고 꼼수 부려" "올리는데 급급말고 자영업자·알바생들 열악한 환경 개선 고민해야"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최동수 기자 |입력 : 2018.07.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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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또다시 최저임금 논란이 뜨겁다. 특히 자영업자의 반발이 거세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 불복종 투쟁이란 극단적 카드까지 꺼냈다. 자영업자가 벼랑으로 내몰린 이유는 복합적이다. 고용과 투자가 얼어붙으면서 소비는 살아나지 않고 임대료 상승 등 고정지출은 급등해왔다. 구조적 문제가 산적한데 이를 방치하고 최저임금만 올리니 인건비가 동네 사장님들의 목을 죈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장 알바생들 일자리가 없어지는게 현실이다. 가게 100곳을 직접 찾아 최저임금이 미친 영향을 살펴봤다.
서울 종로구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연관 없음. /사진=뉴스1
서울 종로구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연관 없음. /사진=뉴스1

"최저임금이 올라서 본사에 비상이 걸렸다. 책임감 갖고 일해달라."

서울 서대문구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하 알바생) 임모씨(26)는 매장을 방문한 본사 과장의 말에 기운이 빠졌다. 마치 알바생들 때문에 회사 사정이 어려워진 것처럼 들렸다. "수고하라"는 말에 격려를 느끼기는커녕 눈치가 보였다.

올해부터 최저 시급이 종전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060원(16.4%) 오르자 임씨가 일하는 매장은 시간대별로 알바생을 1~2명씩 줄였다. 임씨가 일하는 오전 7시~오후 3시 근무 알바생은 4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업무량은 물론 눈치 볼 일도 배로 늘었다. 임씨는 꼬박꼬박 챙겨 먹던 아침을 굶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이른 아침 출근하자마자 매장 내로 물건을 옮기는 힘든 일을 하는 알바생에게 매장 측에서는 끼니를 챙길 짬을 줬다. 짬이라야 빵에 음료수 정도였지만 그나마 알바생이 줄어든 뒤에는 빵 한입 먹기도 어려웠다.

화장실도 편히 갈 수 없다. 늘어난 업무량 때문에 근무 시간에는 화장실에 가거나 앉아있을 시간이 거의 없다. 잠시 시간이 나면 허기진 배를 붙잡고 배를 채울지 화장실을 갈지 고민하기도 한다. 임씨가 하루 7시간 30분을 근무하면서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은 점심 식사 시간 30분뿐이다.

임씨는 "월급은 한 달에 20만원 정도 올랐는데 일은 배로 늘어나고 스트레스도 더 받는다"며 "차라리 최저임금을 올리지 말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 한 편의점 알바생 김모씨(22)는 최저임금이 오르고 난 뒤 전에 일하던 편의점을 관두고 일터를 새로 구했다. 이전 사장이 매주 월~금 하루 7시간씩 일하던 근무시간을 월~목 하루 3시간씩으로 줄여버려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부담되자 근무시간을 줄이고 주휴수당(주당 15시간 이상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수당)도 주지 않으려는 사장의 꼼수였다.

김씨는 "최저임금이 장기적으로 오르긴 해야 하는데 급격한 인상은 오히려 역효과가 생긴다고 본다"며 "아르바이트 일자리는 줄어들고 그나마 있는 일자리도 단기 알바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서울 구로구 편의점에서 일하는 알바생 이모씨(21)는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고도 주휴수당을 주지 않는 곳이 아직 많다"며 "계약기간이 1년이 미만인데도 수습기간 3개월을 두고 최저시급의 20%를 뺀 6030원만 주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편의점 알바생에게 수습기간을 적용할 수 있는 경우는 계약기간 1년 이상일 때다.

서울 서대문구 한 편의점 알바생 김모씨(24)는 종종 손님들한테 같은 내용으로 항의를 받는다. 상품 가격이 왜 가격표와 다르냐는 항의다. 최저임금이 오른 뒤 본사에서는 상품 가격을 서서히 올렸다. 이 과정에서 가격이 올랐다는 공지가 제대로 안되는 경우가 생기고 결국 소비자들의 짜증을 견뎌야 하는 건 알바의 몫이다.

김씨는 "가격을 올려서 이득 보는 건 회사인데 손님들이 화 내고 욕 하는 대상은 알바생"이라며 "회사는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알바생에게 눈치 주고 손님들은 물가가 올랐다고 알바생에게 불만을 쏟으니 총알받이가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러니 알바생들조차 최저임금 인상을 반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최저임금이 오를수록 근무환경은 계속 나빠질 것이란 불만도 터져나온다.

알바생 임씨는 "정부가 보여주기 식으로 최저임금만 올리니까 사장이나 알바생 모두 힘들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최저시급을 1만원으로 올리는 일에만 급급하기보다는 자영업자와 알바생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도 함께 개선될 수 있도록 종합적 대책을 정부가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영민
이영민 letswin@mt.co.kr

안녕하십니까. 사회부 사건팀(마포, 은평, 서대문구 담당) 이영민입니다. 국내 사건·사고와 다양한 세상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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