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채용 신풍속도, 베트남어 등 외국어 능통자 우대

증권가 채용 관문에서 베트남어·인도네시아어 등 외국어 능통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증권사별로 해외 비즈니스를 확대하면서 현지 사업에 능통한 적임자를 찾아나섰기 때문이다. 과거 상경계열 중심으로 움직이던 증권가 채용시장에 어학 능력을 무기로 한 어문계열 지원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 채용 과정에서 외국어 어학 능력의 중요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IB(투자은행)를 표방하는 증권사에서 외국어 능통자를 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졸 공채 전형을 진행 중인 NH투자증권은 우대사항으로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등 외국어 우수자를 내걸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영어와 중국어에 국한됐으나 올해 대상 국가를 동남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해외 비즈니스 역량 강화에 나선 만큼 현지어에 능통한 IB맨이 필요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NH투자증권은 현재 홍콩, 중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미국 뉴욕 등 6곳에서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다. 이중 NH투자증권의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NH코린도증권'은 올해부터 IB사업을 확대, 이달 초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에 현지기업을 상장시키는 등 성과를 뽐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채권 인수 주선 업무도 추진하는 등 인도네시아 IB 사업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춰가겠단 복안이다.

베트남 현지법인을 운영 중인 신한금융투자 역시 5월 현지 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주관하는 등 거래 발굴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마다 본격적으로 해외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나서면서 현지 업무에 특화된 외국어 능통자 수요가 높아진 것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추후 해외 현지 법인에서의 인력 증원이 필요한 경우를 고려해 외국어 능통자를 우대하고 있다"며 "실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 파견된 직원 역시 사내 공모 과정에서 인도네시아어학 전공자로서 어학능력을 인정받아 근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공동의 이익을 대변하는 금융투자협회 역시 증권가의 움직임에 발맞춰 어학 능력을 중요시하고 있다. 올해 2월 실시한 신입직원 채용과정에서는 처음으로 필기과목에 영어 에세이 시험을 도입하기도 했다. 증권사의 해외 비즈니스를 돕는 과정에서 현지 기관을 방문하는 일이 잦아 어학 능력이 중요하다는 시각에서다.

한편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도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을 계획 중이다. 가장 채용 규모가 큰 곳은 미래에셋대우다. 미래에셋은 하반기 채용전환형 인턴, 사원 공채, 전문경력직 등 총 150여명 가량의 직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공고는 8월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