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때아닌 '롱패딩 눈치전'…유행 끝물인데 잘 팔릴까

한여름 아웃도어 업계에 때아닌 '롱패딩 눈치전'이 벌어졌다. 지난 겨울 '대박'을 한 번 더 이어갈지에 대한 낙관과 회의가 공존해서다. 이에 업체마다 선판매 시기를 앞당겨 고객 반응을 살피고 타사 전략에 귀기울이는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롱패딩 선판매 경쟁은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일찍 본격화했다. 밀레가 이례적으로 5월부터 롱패딩 신상품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네파, 코오롱스포츠 등 주요 아웃도어 업체들은 6월에 2018년 겨울시즌 롱패딩을 선보였다. 디스커버리, K2는 이달 말 출시할 예정이다.


패션업계는 올해까지 롱패딩이 유행하고 내년부터 트렌드가 바뀔 것으로 내다본다. 롱패딩으로 승부를 보는 건 이번이 마지막인 셈인데 과연 올해도 소비자 수요가 잇따를지를 두고 전망이 갈린다. 지난 겨울 강추위에 롱패딩 품절 대란을 겪던 '학습효과'가 작용해 구매를 서두를 것으로 보는 반면 "끝물인 유행에 누가 돈을 쓰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롱패딩 말고는 특별한 대안이 없어 업체마다 지난해보다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150%까지 물량을 늘려 잡았다. 지난해 롱패딩만 30만장, 패딩 전체로는 63만장을 팔며 '대박'을 기록한 F&F 디스커버리는 올해 롱패딩을 지난해보다 33% 많은 40만장 생산하기로 했다. 또 패딩 전체의 선판매 물량을 지난해(12만장) 2배 이상인 30만장으로 대폭 늘렸다. '전지현 패딩', '수지 패딩'으로 인기를 끌었던 네파와 K2도 롱패딩 생산수량을 증가시켰다. 네파의 경우 지난해 12만장에서 올해 30만장으로, K2의 경우 11만장에서 25만장으로 각각 늘렸다.

현재 선판매 경쟁이 붙은 상품은 대부분 10만~20만원대로 정가보다 최대 40% 낮은 가격에 출시됐다. 할인을 비롯해 시장 선점을 노린 증정행사 등 각종 프로모션도 활발하다. 소비자 반응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 전언이다. 머렐의 경우 선판매 시작 후 일주일간 입고물량의 20%가 팔렸다. 지난해 '평창 롱패딩' 제작업체인 신성통상 탑텐의 롱패딩은 선판매 초기 2주일간 3000장 판매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겨울을 준비하면서 업체마다 '디스커버리는 얼마 생산한다더라' 등 타사 동향에 유독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올해까지는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물량을 넉넉히 마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는 "다가오는 겨울도 추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롱패딩 수요는 꾸준할것으로 보이지만 유행이 막바지여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는 어려웠다"며 "작년 '베스트셀러' 제품에서 디자인을 조금 바꾸거나 색상, 기장을 다양하게 준비하는 등 '작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스포츠(왼쪽), 탑텐의 롱패딩 프로모션 이미지/사진제공=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