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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아직 안 팔았니?" 포기 모르는 코인맹신족

[행동재무학]<224>가상통화 맹신 이유…긍정적인 말만 귀담아 듣고 부정적인 말은 듣지 않는다

머니투데이 강상규 소장 |입력 : 2018.07.01 08:00|조회 : 4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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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주식시장 참여자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알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들 합니다.
"비트코인, 아직 안 팔았니?" 포기 모르는 코인맹신족
“가상통화, 아직도 안 팔았어?”

변호사 A씨를 만나 가상통화 투자 얘기를 처음 들은 때는 지난해 10월 무렵이다. A씨는 재작년 가상통화와 관련된 법률자문을 하면서 가상통화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게 됐고, 그때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비트코인 선물이 미국 시카고 옵션·선물시장에서 거래되면서 가상통화 투자열기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할 때쯤 A씨의 가상통화 투자수익률은 1만%를 훌쩍 넘었다. 그러면서 A씨의 가상통화에 대한 낙관은 더욱 강화됐다.

이때 가상통화를 투자 목적으로 바라본 필자는 A씨에게 가상통화를 처분해 이익을 실현하라고 권했다. 그러나 A씨의 답변은 “절대 안 판다”였다. A씨의 가상통화에 대한 믿음은 이미 투자 수준을 넘어 마치 사이비종교 수준으로 변질된 느낌이었다.

올해 3월에 A씨를 다시 만났을 땐 상황이 180도 달라져 있었다. 가상통화 실명거래제 도입 등 가상통화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가상통화 시세가 최고점 대비 20~30% 이상 하락했다. 그래서 필자가 A씨를 만나자마자 건넨 인사는 다름 아니라 “코인, 팔았어?”였다.

A씨의 답변은 3개월 전과 마찬가지로 “안 팔 거야”였다. 지금은 일시적인 사유로 가상통화 시세가 하락했지만, 가상통화의 미래는 밝다면서 앞으로 4~5년 후를 내다보라고 오히려 필자에게 면박을 줬다.

그리고 또다시 3개월이 지난 올해 6월의 가상통화 시세는 그때보다 20~30% 더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한 때 6000달러가 무너지면서 연초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 사이 미국에선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의 불법 매매내역을 조사한다는 뉴스가 나오고, 국내에선 대형 거래사이트에서 수백억원의 해킹 사고가 터졌다.

A씨를 다시 만난 필자는 설마하고 “코인 팔았지?”라고 물었는데, A씨의 답변은 변함이 없었다. “안 팔 거라니까.”

올해 가상통화 성적은 참담하다. 가상통화 정보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6월 29일 오후 1시30분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6개 코인의 하락률은 올해 최고치 대비 평균 74%에 달한다. 이외에 연초 대비 반토막 난 코인들이 수두룩하다.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 시세는 연초 대비 54% 넘게 떨어졌는데, 올해 최고치를 기준으론 하락률이 66%가 넘었다.

연초 대비 하락률이 가장 큰 코인은 리플로 올해에만 81% 떨어졌다. 최고치 대비 하락률 1위도 리플이다. 만약 최고치에 투자했다면 손실률이 88%에 달한다. 100만원 투자했다면, 지금은 고작 12만원만 남아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A씨는 가상통화를 처분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워낙 오래 전에 투자한 덕분에 아직도 투자금 대비 4000% 가량 수익을 보고 있긴 하다. 그래서 그런지 A씨는 가상통화를 처분해야 하는 압박감을 거의 받고 있지 않다.

그러나 필자는 A씨에게 작년 12월 팔았다면 훨씬 더 많은 투자이익을 낼 수 있었지 않았겠느냐며 기회비용이 너무나 크다고 강변했다. 기회비용을 따지면 필자의 말이 백번 맞다.

그러나 가상통화의 미래에 대해 맹신하고 있는 A씨에게는 수익률 1만%와 4000%의 차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무리 시세가 떨어져도, 아무리 나쁜 뉴스가 나와도 A씨의 가상통화에 대한 맹신이 흔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A씨가 가상통화에 대해서 좋은 뉴스만 골라서 듣기 때문이다. 해외 유명 벤처투자자가 수천억원의 가상통화 펀드를 조성했다거나, 미국 최고 은행이 가상통화를 활용한 블록체인 금융시스템을 이미 개발했다는 등의 좋은 뉴스가 나올 때마다 A씨의 확신은 더욱 굳어져 갔다.

그러나 반대로 가상통화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부정적인 뉴스에 대해선 A씨는 눈과 귀를 닫았다. 많은 투자전문가들이 “가상통화는 사기”라고 말할 때도 A씨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물론 필자의 비판적인 의견은 그냥 무시했다.

가상통화 투자자를 흔히 코인족으로 부르는데, A씨 정도면 코인맹신족이라고 불러도 과하지 않는다.

행동재무학은 A씨와 같이 자신에게 유리한 말만 듣고 불리한 말은 듣지 않으려는 행동을 보일 때 확증편향(self-confirmatory bias)에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자신이 듣고 싶은 말에만 귀를 기울이면 잘못된 투자가 손실이 커져도 빨리 포기하지 않는다. 확증편향이 심한 사람들은 쏟아져 나오는 정보 가운데 오로지 자신이 믿고자 하는 것들만 골라서 듣고, 또 이를 통해 자신의 맹신을 더욱 강화한다.

필자는 A씨와 만날 때마다 가상통화를 팔라고 거듭 말하지만 A씨는 가상통화를 포기할 생각이 티끌만큼도 없어 보인다.

그래도 A씨는 가상통화 투자로 여전히 4000% 가까이 수익을 내고 있어 운이 좋은 케이스다. 그러나 원금의 80~90%를 날리고도 여전히 가상통화를 포기 못하고 있는 사람은 하루 빨리 확증편향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 한가하게 앉아서 인간의 비이성적 행동이나 논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8년 7월 1일 (04: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강상규
강상규 mtsqkang3@mt.co.kr

대한민국 창업가와 벤처기업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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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로그인Nich Ko  | 2018.07.01 09:05

맘만 먹으면 나도 한달이면 만들어내는 가상통화를 왜 사는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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