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 회장 선임…재계 4위·40세 총수 '4세 경영' 돌입

고(故) 구본무 회장의 장남 구광모 LG전자 (90,600원 ▼1,600 -1.74%) 상무가 그룹 총수에 오르면서 LG그룹의 '4세 경영' 시대가 열렸다.

올해 만 40세인 구 회장은 LG 전문경영인들과 함께 재계 4위, 자산 123조원에 달하는 LG그룹의 미래를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국내 10대 그룹 중 오너 4세가 이끄는 기업은 LG가 유일하다.


㈜LG는 29일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구 상무를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 데 이어 곧장 이사회를 열고 ㈜LG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구 회장은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한 지 13년 만에 LG그룹을 이끄는 총수가 됐다. 이날부터 ㈜LG는 현재 대표이사 겸 COO(최고운영책임자)인 하현회 부회장과 구 회장이 이끄는 공동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LG는 "선대 회장 때부터 구축한 선진화된 지주회사 지배구조를 이어갈 것"이라면서 "계열사들은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 경영 체제를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LG 주요계열사의 부회장 전문경영인 6명과 함께 계열사의 핵심 현안 전반을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구본준 부회장이 이날부터 경영일선에서 전면 물러날 것을 공식화한 만큼 구 회장의 경영 철학 및 스타일은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구 회장은 지주사 경영 현안을 챙기는 동시에 핵심 계열사 경영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삼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로봇,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공격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까지 구 회장이 LG전자에서 B2B(기업간 거래) 사업을 총괄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초대형 B2B 사업 수주에 집중할 가능성도 있다.

구 회장은 회장 선임 직후 LG그룹 특유의 인화·정도경영과 변화를 강조했다. 구 회장의 이 같은 일성은 고(故) 구본무 회장의 영향이라는 게 LG그룹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이날 이사회에서 "그동안 LG가 쌓아온 고객가치 창조, 인간존중, 정도경영 이라는 자산을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이라면서 "변화가 필요한 부분은 개선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기반을 구축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광모 ㈜LG 회장/사진=㈜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