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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페북에 올라온 가짜뉴스는 누가 ‘팩트체크’하나요?"

[Global FactV]전세계 팩트체커들의 축제 현장을 가다...“사실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라”

머니투데이 로마(이탈리아)=정진우 기자 |입력 : 2018.07.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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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팩트체커들의 글로벌 컨퍼런스인 '글로벌 팩트V'가 이탈리아 로마 세인트스테판스쿨에서 6월20~22일 열렸다. 전세계 56개국 225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리에 진행됐다./사진= IFCN 기울리오 리오타
전세계 팩트체커들의 글로벌 컨퍼런스인 '글로벌 팩트V'가 이탈리아 로마 세인트스테판스쿨에서 6월20~22일 열렸다. 전세계 56개국 225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리에 진행됐다./사진= IFCN 기울리오 리오타
“페이스북에 올라온 기사는 무조건 믿을 수 있을까요? 구글을 통해 검색한 정치인 기사의 정확성은 얼마나 될까요? 언론사가 팩트체크한 기사는 100% 사실일까요?”


지난달 20일 이탈리아 로마 중심가에 위치한 세인트스테판스쿨. 전세계 '팩트체크 전문가(팩트체커)'들이 언론 매체들의 ‘팩트체크’에 대한 팩트를 체크했다. 다양한 질문과 의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정답은 없었다. “팩트체크가 양적으론 성장했지만, 질적으론 위기에 처했다”는 진단에 방점이 찍혔을 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진정한 팩트체크의 시대는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팩트체크를 둘러싼 치열한 고민과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결국 끊임없는 도전이 ‘정확한 팩트체크’를 만든다는 게 화두였다.

알렉시오스 만찰리스 IFCN(국제팩트체크네트워크, International Fact-Check Network) 국장은 “팩트체크가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많지만, 전세계 팩트체커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며 “그들은 인터넷의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56개 나라에서 225명의 팩트체커들이 한자리에 모인 글로벌 팩트체킹 컨퍼런스 ‘Global FactV(글로벌팩트5)’의 메인 세션 모습이다. 미국 언론인 교육기관 포인터재단(Poynter)이 운영하는 IFCN 주최로 매년 열리고 있는 이 행사는 전세계 팩트체커들의 축제다.

올해 5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6월20~22일 로마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2014년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첫회 행사엔 50명이 참석했다. 2년마다 행사 참가자가 2배씩 늘고 있다. 한국에선 머니투데이를 비롯해 KBS, MBN, SBS, 경향신문, 문화일보, 부산일보, 오마이뉴스, 전북일보, 한겨레신문 등 10개 언론사의 팩트체크 담당 기자들이 참석했다.
전세계 팩트체커들의 글로벌 컨퍼런스인 '글로벌 팩트V'가 이탈리아 로마 세인트스테판스쿨에서 6월20~22일 열렸다. 전세계 56개국 225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리에 진행됐다./사진= 정진우 기자
전세계 팩트체커들의 글로벌 컨퍼런스인 '글로벌 팩트V'가 이탈리아 로마 세인트스테판스쿨에서 6월20~22일 열렸다. 전세계 56개국 225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리에 진행됐다./사진= 정진우 기자

◇“팩트체크, 정파성에서 자유로워야...”

정치인 대상 팩트체크는 모든 나라에서 활발했다. 그만큼 나라를 불문하고 정치인들의 ‘주장’과 ‘사실’의 경계가 모호한 탓이다. 눈에 띄는 건 팩트체크 주체였다. 한국에선 언론사(기자나 PD)가 팩트체크를 하는 주체인데 반해, 다른 나라에선 주체가 다양했다.

이번 행사에 외국 언론사 기자들의 참여가 많지 않은 것도 이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선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팩트체커들이 많았다. 스타트업 형태의 팩트체크 전문 기업도 많았고, 언론운동을 하는 시민단체 성격의 조직도 있었다. 이들은 전문 팩트체커로 활동하고 있었다.

전세계 팩트체커들의 생각은 비슷했다. 팩트체크하는 방향도 거의 같았다. 이들의 공통된 생각은 △공적인 인물에 책임을 묻고 있나? △우리 자신에게 떳떳한가? △편견에 대한 걱정을 안해도 될까? △정파성에서 자유로운가? △팩트체크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나?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권한을 남용하지 않는지 확인하고 있나? 등이다.

이번 행사에서 만난 전세계 팩트체커들은 특히 정파성에 신경을 썼다. 팩트체크가 정파성에 억눌린다면, 그 본질이 훼손되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에서 온 리파 젤니에니 팩트체커는 "유럽에선 언론사만 팩트체크 업무를 하지 않고, 다양한 형태와 직업의 팩트체커들이 정파성을 뛰어넘는 활동을 하고 있다"며 "기존 언론사 형태를 벗어나 팩트체크만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특정 정파와 상관없이 객관적인 영역을 파헤친다"고 말했다.
전세계 팩트체커들의 글로벌 컨퍼런스인 '글로벌 팩트V'가 이탈리아 로마 세인트스테판스쿨에서 6월20~22일 열렸다. 전세계 56개국 225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리에 진행됐다./사진= 정진우 기자
전세계 팩트체커들의 글로벌 컨퍼런스인 '글로벌 팩트V'가 이탈리아 로마 세인트스테판스쿨에서 6월20~22일 열렸다. 전세계 56개국 225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리에 진행됐다./사진= 정진우 기자

◇거대한 권력이 된 페이스북과 구글을 어이할꼬...

핵심 컨텐츠에 팩트체크 업무가 필요한 기업들도 이번 행사를 찾았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 관계자들은 전세계 팩트체크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매년 이 행사를 찾는다고 했다. 전세계 팩트체커들의 관심과 지향점이 자사 컨텐츠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보 권력이 된 이들 IT공룡을 바라보는 전세계 팩트체커들의 시선은 차가웠다. "가짜뉴스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한 팩트체커는 “사람들의 생각과 삶에 영향을 미치는 소셜미디어들이 가짜뉴스를 막는데 소극적이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과 구글 등도 이런 비판에 익숙하다. 이런 이유로 IFCN과 협력해 가짜뉴스 팩트체킹을 강화하고 있다. 가짜뉴스 때문에 곤혹스러울때가 많은 이들 기업은 팩트체크 매체가 중요한 협업 파트너다. 가짜뉴스 대응법을 비롯해 협력 모델 등을 고민한다.

테사 라이온스 페이스북 상품매니저는 "거짓말을 확인하는 것보다 사실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며 ”잘못된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페이지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복되는 가짜뉴스를 찾아내기 위해 ‘자연학습처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며 ”뉴스피드에 실린 이전의 가짜뉴스를 복사하고 붙여넣는 가짜 언론을 걸러내고, 중복되는 가짜뉴스를 찾아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애론 샤록맨 폴리티팩트 부장이 한국에서 온 기자들과 세미나를 하고 있다./사진= 정진우 기자
애론 샤록맨 폴리티팩트 부장이 한국에서 온 기자들과 세미나를 하고 있다./사진= 정진우 기자

◇"철저한 팩트체크가 살기좋은 세상을 만든다"

유럽 팩트체커들에겐 단연 러시아발 가짜 정치뉴스가 화제였다. 유럽은 최근 몇 년째 러시아발 가짜뉴스와 싸우고 있다. 프랑스 대선 당시 러시아가 마린 르펜 민족전선(FN) 후보를 도우려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게 대표적이다.

영국에선 브렉시트 국민투표 때 러시아발 가짜뉴스가 대량 유통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스페인 정부는 러시아가 가짜뉴스로 카탈루냐 독립 여론을 부추겼다고 주장한다. 유럽 팩트체커들은 이런 가짜뉴스에 공동으로 대응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짜 정치 뉴스가 사람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치고, 결국 세상을 어지럽히는 탓이다. 팩트체커들은 가짜 정치뉴스를 없애는 게 숙명과 같은 임무라고 생각한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의 정치전문 팩트체크 매체 폴리티팩트 애론 샤록맨 부장은 "정치인들에 대한 팩트체크는 그 어떤 팩트체크보다 철저하게 해야한다"며 "실제 그렇게 하다보니 비판을 많이 받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는 오로지 정치적 진실을 파헤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조금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팩트체크 전문사이트 파젤라 폴리티카도 좋은 사례다. 이 회사 대표인 조반니 차니는 이번 행사에서 정치인들에 대한 팩트체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여줬다. 이 매체는 지난 2016년 12월 개헌 국민투표 당시 이탈리아 소셜미디어에 가장 많이 공유된 기사 10개 중 5개가 가짜였다고 발표해 주목 받았다.

파젤라 폴리티카는 홈페이지에서 각 정당의 성명서와 주요 정치인 발언의 사실 여부를 점검해 매일 발표하며 유권자들의 정확한 선택을 돕고 있다. 그는 “선거에 등장하는 가짜뉴스의 중에는 수년 전 이민자가 저지른 범죄를 지금 발생한 것처럼 둔갑해 반 이민 정서를 키우는 내용도 많다”고 했다.
전세계 팩트체커들의 글로벌 컨퍼런스인 '글로벌 팩트V'가 이탈리아 로마 세인트스테판스쿨에서 6월20~22일 열렸다. 전세계 56개국 225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리에 진행됐다./사진= 정진우 기자
전세계 팩트체커들의 글로벌 컨퍼런스인 '글로벌 팩트V'가 이탈리아 로마 세인트스테판스쿨에서 6월20~22일 열렸다. 전세계 56개국 225명이 참석하는 등 성황리에 진행됐다./사진= 정진우 기자

◇팩트체크의 미래는 글로벌 ‘협력’과 ‘소통’

이번 행사에 참석한 팩트체커들은 "팩트체크의 미래를 위해 글로벌 협력을 강화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문화권이 비슷한 국가들 중심으로 하면 시너지도 날 것이라고 했다. 예를들어 아시아권 팩트체커들이 가짜뉴스가 가져올 폐해를 함께 연구하거나, 플랫폼을 만들어 공유하자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이밖에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조작하는 가짜뉴스에 대한 경계심을 키우고, 머신 러닝을 활용한 조작 영상 검증도구 개발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 팩트체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한다는 주장도 많았다. 또 팩트체크가 생활속에서 쉽게 이뤄지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해야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프랑스24라는 곳이 대표적이다. 사진과 영상으로 팩트체크를 하는 곳인데, 아마추어 팩트체커 5000여명이 함께 일한다. 또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의 체크뉴스는 주문형 사실확인 플랫폼이다. 팩트체크가 궁금한 사람이 질문을 하면 검색 엔진을 통해 답한다.

폴리티팩트를 창립한 빌 아데어 미국 듀크대 교수는 "매년 글로벌 팩트체크 컨퍼런스를 통해 전세계 팩트체커들이 네트워크를 쌓고, 새로운 방식의 팩트체크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며 "팩트체커간 협업과 소통 등이 팩트체크의 미래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18일 오후 2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거짓 정보 시대의 저널리즘'을 주제로 팩트체크 국제 컨퍼런스가 열린다. 빌 아데어 듀크대 교수를 비롯해 알렉시오스 만찰리스 IFCN 국장이 기조발표 등 연사로 나선다. 이메일로 사전등록(2018factcheck@gmail.com) 하면 누구나 참석할 수 있다.

☞ 이 취재는 한국언론학회와 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습니다.

세종=정진우
세종=정진우 econphoo@mt.co.kr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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