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南北 ICT협력, 北 전면개방 촉진한다"

최성 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가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남북 ICT 교류협력 방안 정책 세미나'에서 북한의 ICT 인프라 현황과 교류협력 방안을 주제로 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김세관 기자.

남북간 화해 무드 조성으로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교류 협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민간 분야에서의 ICT 교류협력이 북한의 전면 개방을 촉진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상대적으로 발달된 모바일 환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성 남서울대학교 컴퓨터학과 교수는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남북 ICT 교류협력 방안 정책 세미나'에서 북한의 ICT 인프라 현황과 교류협력 방안을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북한 정보통신분야가 상당히 열악하다고 생각하지만, 모바일 환경은 생각보다 발전하고 있다. 모바일 강국이 돼 가고 있다"며 "유선통신보다 무선통신 인프라 구축비용이 적다. 이미 평양 20~50대 60%가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북한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하고 있는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Orascom)에 따르면, 2016년 6월 기준으로 474만대의 휴대전화가 북한에 보급됐고 이중 40%가 스마트폰인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주요도시, 86개 소도시, 22개 주요 도로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하며, '고려링크'·'강성네트'·'별' 등 3개사가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반대로 북한의 유선전화는 2013년 기준 총 118만 회선에 불과하다. 인터넷은 외부와의 연결이 엄격히 제한돼있어 내부 인트라넷만 활용되고 있는 상황.


최 교수는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 중 하나지만 최근 외부세계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는 정황이 하나둘 포착되고 있다"며 "남북 관계 개선과 함께 북한의 전면 개방 및 정보화 유도를 위해선 정보통신 분야 기술제휴 및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교류협력이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ICT와 관련된 남북 교류협력채널은 정부와 민간, '투트랙'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최 교수는 강조했다. 특히, 민간의 긴밀한 협조와 역할분담이 협력 관계를 안정화 시키는 전략이라는 분석했다. 그는 "남북한 민간 정보교류 협력으로 북한의 인터넷 개방이 촉진되고, 전면 개방으로까지 이르게 되면 통일비용이 30% 절감되는 경제적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날 세미나의 토론자로 참석한 국내 이동통신사 관계자들도 민간교류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관련 의제를 북한과의 대화 과정에서 우선적으로 논의해 달라는 의견을 제안했다.

윤성은 SK텔레콤 (50,100원 ▼600 -1.18%) CR혁신TF장(상무)은 "북한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통신 인프라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해외 사례를 고려할 때 '모바일 퍼스트'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며 "이동통신 기간망 구축은 한반도 신 경제지도에 기반해 철도·도로 등 다른 SOC(사회간접자본) 사업과 연계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 SK텔레콤은 적극적 의지로 북한 내 서비스 제공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김순용 KT (33,300원 ▼350 -1.04%) 정책협력담당 상무는 "북한의 통신 인프라 현황을 실사하는 방안도 정부가 고려해 줬으면 한다"며 "북한이 개방될 경우 ICT 활용을 위해선 중기적으로 위성을 활용한 통신 환경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이 주최하고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와 동북아공동체ICT포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함께 한 이날 세미나에서는 최 교수와 함께 이상산 핸디소프트 부회장, 표창균 한국정보통신산업연구원 박사, 남한길 EBS 글로벌사업부 PD가 발제자로 나서 남북한 ICT 기업 협력과 이를 담당할 협의체 필요성,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