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정부 '문고리 3인방'·'MB 집사' 김백준, 이번주 1심 선고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왼쪽부터),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 /사진=뉴스1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사건으로 기소된 박근혜정부의 '문고리 3인방' 이재만·안봉근·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1심 선고가 오는 12일 내려진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활비를 수수하는 데 관여한 'MB 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 대한 1심 선고 공판도 같은 날 열린다.


8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오는 12일 오후 2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비서관 등 3인방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을 연다. 형사합의33부는 이날 뇌물방조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전 기획관에 대한 1심 선고 공판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매달 국정원 특활비 5000만∼2억원씩 상납받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정 전 비서관은 특활비 2억원을 받아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넨 혐의다. 검찰은 이·안 전 비서관에게 징역 5년에 벌금 18억원을, 정 전 비서관에게는 징역 4년에 벌금 2억원을 구형한 상태다. 이·안 전 비서관은 재판 진행 중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로 선고를 받게 됐다. 정 전 비서관 역시 별도의 재판으로 수감됐다가 만기출소해 현재는 불구속 상태다.

이날 선고의 쟁점은 국정원이 청와대로 상납한 특활비를 뇌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앞서 같은 법원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는 남재준 등 전직 국정원장들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건네진 특활비를 뇌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재판부가 이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 전 비서관 등에게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 전 비서관 등은 국정원 특활비를 본래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해 국고를 손실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남 전 원장 등은 뇌물공여 혐의는 무죄로 판단받았지만, 국고손실 혐의는 유죄로 판단됐다. 만약 이 전 비서관 등의 뇌물수수 혐의는 무죄로, 국고손실 혐의는 유죄로 판단된다면 실제 선고 형량은 검찰의 구형량보다 상당 부분 감경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릴 만큼 그와 가까운 사이였던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2008년과 2010년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서 총 4억원의 특활비를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하고, 벌금 2억원의 선고를 유예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기획관은 구속 상태로 기소됐다가 지난 5월 초 보석으로 석방된 상태다.

김 전 기획관의 혐의에 대한 법원 판단은 이 전 대통령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현재까지 이 전 대통령의 1심 재판에서는 뇌물수수 의혹에 대해서는 심리가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