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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자 적, 친구…디스플레이 '판다 딜레마'

中 LCD 저가공세에 '이익 절벽' 직면…"물고 물리는 산업 관계 드러난 대표 사례"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입력 : 2018.07.11 06:25|조회 : 19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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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이자 적, 친구…디스플레이 '판다 딜레마'
디스플레이 업계가 중국 딜레마에 빠졌다. 2~3년 전만 해도 매력적인 시장이었던 중국이 경쟁과 협력의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이 집계한 국내외 증권사 전망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21,900원 상승500 2.3%)는 2분기 200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1분기 영업손실 983억원에 이어 적자 규모가 2배가량 확대된 셈이다.

3분기와 4분기에도 각각 800억원대, 500억원대 적자를 내면서 연간 적자폭은 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해 영업이익 2조461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직후 6년 만의 적자 실적으로 방향을 튼 것은 전체 이익의 90%를 차지하는 LCD(액정표시장치) 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

중국이 대규모 저가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지난해 4분기 30% 이상 하락한 LCD 패널가격은 지난달 국내 기업의 제조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 부문 역시 LCD 가격하락의 영향을 피하지 못하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500억원 안팎으로 지난 1분기의 10%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두 업체의 최근 상황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낸다는 평가다.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은 지난 10여년 동안 TV·스마트폰 수요가 빠르게 팽창한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봄날을 보냈지만 중국이 경쟁자로 돌아서면서 혹독한 시기를 맞닥뜨렸다.

업계 한 인사는 "국내 업체는 중국의 가격 경쟁력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10여년 전 한국이 유리한 고지에서 진행됐던 반도체 치킨게임이 이번엔 LCD 시장에서 중국 우위로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력의 우위다. 전체 이익의 70%가량을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에서 올리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사정이 LGD디스플레이보다 나은 게 이 때문이다.

중국의 OLED 수요가 삼성전자의 LCD 사업의 적자를 메워주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요 고객 가운데 하나다.

LG디스플레이가 8.5세대(2250㎜×2500㎜) OLED 공장을 중국 광저우에 건설하기로 한 것도 이런 기술력 차이 덕분이다. OLED 기술력이 뒤처지는 중국이 일부 투자금을 지원해 합작법인 형태로 공장을 짓기로 하면서 가뜩이나 자금력이 딸리는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한시름 덜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중국 정부로부터 광저우 OLED 합작법인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광저우 OLED 법인은 LG디스플레이와 광저우개발구가 각각 7대3 비율로 투자한 합작사로 자본금 2조6000억원을 비롯해 총 투자 규모가 약 5조원에 달한다. 광저우 OLED 공장이 완공되면 내년 하반기부터 8.5세대 대형 TV용 OLED 패널을 최대 월 9만장까지 생산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시장·기술·투자 측면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복잡해졌다"며 "디스플레이 산업은 물고 물리는 중국 딜레마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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