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통째로 산 개미, 리츠 수익률 7~8% '짭짤'

상장리츠 'E리츠코크렙'의 기초자산 경기 성남시 분당구 NC백화점 야탑점 전경. /사진=박치현 기자

장기 임차계약을 통해 안정적 수익률을 확보한 리츠(REITs) 상품이 연이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하고 있다.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의 지분에 투자해 회사가 오피스·상업시설 등 기초자산에서 얻는 임대수익을 배당받는 간접투자상품이다. 개미투자자도 유망지역 부동산을 리츠를 통해 소액 투자할 수 있지만 투자자 관심이 부족해 국토부가 활성화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E리츠코크렙’은 NC백화점 야탑점, 뉴코아아울렛 평촌점·일산점 등 5800억원 규모의 부동산을 실물자산으로 품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책임 임차로 공실이 없다. NC백화점 야탑점은 넘치는 고객을 수용하려고 매장 리뉴얼도 계획 중이다.

E리츠코크렙은 향후 5년간 연평균 7.2%(공모가 5000원 기준)의 배당수익률이 예상된다. 주가가 상장 이후 하락해 4500원 안팎을 기록하면서 시가 기준 배당수익률은 무려 8%에 달한다.

E리츠코크렙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리츠를 일반주식으로 착각하고 상장 후 시세차익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안정적 배당수익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면 적정주가를 찾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알파돔 6-4블록 전경. /사진제공=신한리츠운용

오는 25~27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신도시 알파돔 6-4블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신한알파리츠'가 공모한다. 최소 청약단위는 10주, 공모가액은 5000원이다. 상장일은 다음 달 8일이다.

알파돔 6-4블록 건물은 네이버 등 우량기업이 장기임차계약을 체결했다. 12~15층은 게임회사 블루홀이 10년, 6~11층은 네이버와 그 자회사 스노우가 5년간 임차한다. 공유오피스업체 아라워크앤올이 10년간 사용할 4~5층도 오피스시설이 완비됐다.

신한알파리츠 관계자는 "매각차익을 제외한 순수 임대수익률만 10년간 매년 7%가 예상되고 임대료가 매년 2.5%씩 상승해 안정적 수익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부도 상장리츠 활성화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다음 달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일부 공모리츠의 상장예비심사를 생략한다는 계획이다. 리츠에 ‘신용평가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도 발의한다.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가 리츠에 신용등급을 매겨 투자 접근성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오는 10월부터는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에 한해 상장리츠에 투자하는 것도 허용된다. 은행에서 쉽게 가입할 수 있는 ‘특정금전신탁’이 리츠를 만들 경우엔 공모 의무도 면제해준다는 방침이다.

김중한 국토교통부 부동산산업과 사무관은 “상장 리츠시장을 활성화하면 주택을 비롯해 일반 개인이 부동산 실물투자에만 몰입하는 관행도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