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우스 "무역전쟁 뒤엔 금융위기… 韓은 잘할 것"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마크 모비우스/사진=블룸버그

'이머징 투자의 대가' 마크 모비우스가 무역전쟁 후 또 다른 금융위기를 경고하며 연말까지 신흥국 증시가 10%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한국은 무역갈등 속에서 선방할 수 있을 것이며, 특히 한국의 정보기술(IT) 부문이 잠재적 승자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해 초 모비우스캐피탈을 설립한 모비우스는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머지않아 금융위기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값싼 돈의 시대에서 멀어지고 있다"며 "값싼 돈에 의존해 왔던 기업들의 상당수가 자금 경색을 겪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하면서 올해 신흥국이 유동성 압박과 달러 강세, 악화되고 있는 무역 환경 등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는 큰 고통을 불러오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실업률이 낮은 상황에서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 영향을 상쇄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신흥국 증시의 추가 하락도 전망했다. 그는 MSCI 이머징마켓 지수가 연말까지 현 수준에 비해 10%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지수는 이미 지난 1월 말 고점에 비해 16% 하락했다.

다만 그는 신흥국 증시 약세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도 밝혔다. 이와 별도로 진행한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브라질, 터키가 무역전쟁의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통화가치 하락에 의해서다.

아울러 한국, 인도, 베트남 등 일부 국가를 언급하며 보호주의 강화에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IT 부문, 인도의 제조업, 브라질 농산물, 아르헨티나 대두 등을 무역전쟁의 잠재적 승자로 꼽았다.